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롯데 새 외국인타자 제이콥 윌슨(29)은 정신 없는 하루를 보냈다. 일본에서 취업비자를 받고 19일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 곧바로 대전으로 이동해 선수단에 합류했다.
한화와의 경기였다. 롯데는 2-5로 뒤지고 있었고 5회초 윌슨을 대타로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윌슨은 침착했다. 상대 투수의 투구에 강한 인내심을 보였다. 워윅 서폴드와의 승부에서 볼카운트 2S로 몰리면서도 3연속 볼을 고르며 풀카운트를 이루더니 7구째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롯데의 득점은 없었지만 윌슨의 선구안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점수차는 바뀌지 않았고 롯데는 운명의 8회초 공격을 맞았다. 마침 선두타자 민병헌이 중전 안타로 치고 나가면서 일말의 희망이 생겼다. 윌슨은 이번엔 이태양과 승부를 했다. 또 한번의 풀카운트 접전. 파울 타구를 만들어 끈질긴 승부를 이어간 윌슨은 7구째 들어온 공에 속지 않고 볼넷으로 출루했다.
윌슨의 선구안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이대호가 좌중월 3점홈런을 터뜨려 롯데가 극적으로 5-5 균형을 맞춘 것이다. 이대호의 한방으로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연장전으로 향한 승부. 10회초 주자 없을 때 나온 윌슨은 이번엔 박상원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터뜨렸다. 스윙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우측으로 이상적인 타구를 날렸다. 그러자 전준우가 우중월 2점홈런을 날려 윌슨의 노력에 응답했다. 롯데는 전준우의 홈런에 힘입어 7-5로 승리, 시즌 첫 4연승을 질주했다.
윌슨은 이날 세 타석에서 볼넷, 사구, 안타로 100% 출루에 성공했다. 큰 덩치에도 타석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고 끈질긴 승부를 했다. 롯데의 중심타자인 이대호와 전준우는 윌슨이 차린 밥상을 맛있게 먹었다.
윌슨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 어려움이 분명 있었지만 좋은 타석을 소화하며 팀 승리에 도움을 준 것 같다.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초반에 너무 공격적으로 하려 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가 가능한 공을 많이 보려 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안타를 치는 과정에서 15개의 공을 본 것이 만족스럽고 첫 안타를 기록해 기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앞으로 기대를 모으게 하는 윌슨의 KBO 리그 데뷔전이었다.
[롯데 윌슨.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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