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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쇼미더머니8'은 힙합 서바이벌이지, 랩 경연대회가 아닙니다."
26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 CJ ENM 센터에서 케이블채널 엠넷 '쇼미더머니8' 제작발표회가 열려 최효진 책임프로듀서, 이영주 PD를 비롯해 래퍼 버벌진트, 스윙스, 기리보이, 비와이, 키드밀리, 작곡가 밀릭, 보이콜드가 참석했다. 매드클라운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지난 2012년을 시작으로 국내 최장수 힙합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쇼미더머니8'은 역대 시즌 총 5만 명의 지원자를 동원하며 한국 힙합의 대중화에 힘썼다. 매 시즌 경연 곡들이 각종 음원 차트를 섭렵하고 스타 래퍼들을 탄생시킨 가운데,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 역시 남다르다.
시즌8까지 진행될 수 있던 비결에 대해 최효진 CP는 이날 "제가 '쇼미더머니'에 처음 참여할 때만 해도 여느 보컬 오디션, 서바이벌 오디션보다 오래할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 장수 비결은 참여하시는 프로듀서부터 지원자들까지 기본적으로 굉장히 트렌디하고 세련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굉장히 개성들이 강하다. 대중에게 식상하지 않은 면을 꾸준히 보여줄 수 있어서인 것 같다"라며 "힙합 음악도 굉장히 다변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패턴이 읽히지 않는 면들이 장수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여덟 번째 시즌을 맞은 만큼 '쇼미더머니8'은 기존의 4팀 체제를 버리고 두 개의 크루 체제를 새롭게 도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스윙스, 매드클라운, 키드밀리, 보이콜드로 이뤄진 '40크루'와 버벌진트, 기리보이, 비와이, 밀릭으로 구성된 'BGM-v크루'로 팀을 나눠 한 층 더 극대화된 서바이벌의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이영주 PD "두 명씩 있을 때보다 네 분이 함께 하시면 취향에 맞게 프로듀싱할 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크루 체제로 변경했다"라고 설명했다.
최효진 CP도 "시즌2와 시즌8 사이에 6년의 시간이 흘렀고, 한국 힙합씬도 음악적인 색깔과 방향이 많이 달라졌다. 초창기에는 힙합 음악의 색깔과 마이너 장르로서의 역할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이제는 대중화가 되었기 때문에 같은 회사 아티스트들이 다른 팀에서 더 재미있는 음악을 보여주는 것도 충분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기리보이 역시 "이번에는 참가자들을 심사하고 뽑을 때 놓치는 사람들이 없다. 아예 모르는 래퍼들도 더 뽑게 된다. 제가 놓치면 버벌진트 형이 채워준다. 다양한 래퍼들이 뽑을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라고 체제 변화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쇼미더머니8'에 찾아온 변화는 체제뿐만이 아니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힙합 형태와 문화도 보다 더 다양해졌다. 단순히 일정 기준으로 힙합을 규정할 수 있는 시대가 지난 것. 이와 관련해 최효진 CP는 "시즌4까지만 해도 랩 경연이 스킬에 많이 치우쳤다. 기술적인 랩에 중점을 뒀다. 시대의 흐름이 달라졌다. 작년부터 힙합씬에서 스타일리시한 음악이 많이 생겨났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는 프로듀서들이 참여자들을 발탁해서 우승까지 끌고 가는 포맷이다. 프로듀서들도 다양한 음악성을 가진 참가자들을 원하고 그 분들에게 매력을 느끼더라.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저게 힙합이 맞을까?', '랩이 아니고 노래가 아닐까?' 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저희는 힙합 서바이벌이지, 랩 경연대회가 아니다. 그래서 음악도 다양해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기리보이는 "예전에는 잘하는 사람에게만 열광했다면 이번에는 잘하는 사람도 열광하지만 개성 있고 다양한 음악을 하는 사람에게도 시청자들이 '우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여 말했고 비와이도 "이번 시즌은 굉장히 다양하다. 랩의 기준이 변화되는 시대에서 새로운 길들을 많이 보여주는 시즌이 될 것 같다"라고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시즌3, 시즌7에 이어 시즌8에도 출연하는 스윙스는 변화에 대해 보다 더 구체적인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포스트모더니즘이다. SNS와 인터넷 등이 이유인것 같다. 쉽게 가치가 떨어지고 질서가 무너졌다. 그러다 보니까 래퍼들이 '의미 없다'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그렇다"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정신 상태가 많이 반영된 게 요즘 랩이다. 예컨대, 얼굴에 문신을 많이 한다든지 염색을 다양하게 한다든지 옷을 지저분하게 입는다든지. 자세히 보면 예전과 굉장히 차이가 난다"라며 "저희 세대 때는 그래도 의미 있는 가사를 썼다. 하려는 이야기가 있었고, 최소한의 틀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게 유행이 됐다. 진지한 가사를 쓰려고 하면 '설명충'이라고 한다. 저도 그런 소리를 들었다. 힙합은 언제나 최신의 것을 담아낸다. 요즘 친구들의 음악을 보면 그 정신이 딱 잘 반영된 것 같다. 가사도 일부러 안 들리게 하는 게 그런 정신이 반영된 거라고 생각을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쇼미더머니'의 과거 판정 번복 논란부터 최근 불거진 케이블채널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의 투표 조작 의혹 등으로 인해 현재 CJ ENM에서 제작되는 서바이벌 포맷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낮다. 이에 최효진 CP는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꾸준히 공정하게 진행할 거다. 최선을 다해서 신중하게 할 생각이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26일 밤 11시 첫 방송.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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