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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봉오동 전투' 개봉, 전투 앞둔 독립군의 심경이에요."
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봉오동 전투'(배급 쇼박스) 인터뷰에는 원신연 감독이 참석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린 영화다.
원신연 감독에게 개봉을 이틀 앞둔 심경을 묻자, "전투를 앞둔 독립군의 심경"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개봉이 떨리고 무서우면서도 상대적으로 의지가 불타오르기도 해요. 영화에서 독립군들이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해서 몰고가는데 딱 그 때의 심정인 것 같아요. 관객 분들이 또 다른 독립군이 돼서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영화는 초반 '전투'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지만 '봉오동'을 추가해 더욱 디테일한 내용을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 '전투'라는 제목으로만 봤을 때는 싸움과 전쟁에만 초점이 비춰질 수 있었지만 '봉오동 전투' 제목을 통해 그 자체의 알려지지 않은 봉오동 전투를 알릴 수 있고, 봉오동에서 일어났던 그 당시의 이야기, 역사를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으리라는 원신연 감독의 뜻이 담겨있었다.
"봉오동이라는 지역적 특색이 들어감으로 인해서 지역과 시대가 그 안에 들어가 있을 수 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길 바랐어요. 블라인드 시사에서 설문을 했을 때도 '봉오동 전투'가 가장 영화를 잘 설명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어요."
원신연 감독은 최근 반일 감정이 높은 현 시국의 분위기에서 '봉오동 전투'가 개봉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 시국을 예상하고 만든 영화가 아니라 지난 4, 5년 전부터 원신연 감독이 길게 준비했던 작품이기 때문.
"의도한게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러워요. 기획 기간이 상당히 길었고, 촬영도 작년에 시작해서 올해 끝나서 선을 보이는 거라서 전혀 제가 생각했던 현실이 아니었어요. 이런 이야기는 계속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기획 작업을 할 때, 오히려 이 영화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들과 진작 만났어야 하는 영화였다고 생각했어요."
원 감독은 영화 속에서 무명의 독립군 영웅들이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에 초점을 맞춰 진정성을 읽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승리의 역사라고 한다면, 잘 알려진 홍범도 장군의 일대기를 영화화하는 것이 더 상징적이고 직접적일 수 있었지만 원신연 감독은 독립신문에도 '몇 명'이라는 숫자로만 적힌 무명의 독립군들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까지 영화들이 영웅에 대한 영화는 많잖아요.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등이 있는데 이런 무명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도 없었어요. 사료들을 조사하면서 정말 남아있는 기억들이 없었어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일본군 대장이 '저들의 입으로 오늘이 기록되어선 안된다'라는 말이 나오잖아요. 독립 운동의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남겨진 기록을 거의 없애버려요. 그런데 특히 홍범도 장군 같은 경우에는 날아다니는 백두산 호랑이라는 소문이 퍼져서 일본군들이 만나면 안되는 대상이었어요. 하지만 알려진 것이 그렇게 많지는 않거든요. 홍범도 일지를 읽어봐도, 봉오동에 대한 사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아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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