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90년대 韓영화 르네상스 시대 그리워…다양화에 힘써야 해" [MD인터뷰③]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최민식이 현 한국 영화계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이젠 움직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민식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 개봉을 앞두고 라운드 인터뷰를 개최, 취재진과 만나 영화에 대한 여러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이번 영화에서 최민식은 장영실을, 한석규는 세종을 연기해 뜨거운 우정을 스크린에 펼쳐냈다.

이날 최민식은 최근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영화계에 새기고 있는 뜻 깊은 기록 등과 관련한 질문에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인정받는 영화가 나온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고 당연히 좋다"면서도 "저는 (한)석규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던 '넘버3', '쉬리' 때가 그립고, 다시 돌아가고 싶다. 그 시기를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라고 일컬었다"라고 소회했다.

"그 땐 정말 다양한 색의 감독들과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어요. 작가주의 영화부터 상업적인데 퀄리티 있는 작품 등이 나왔죠. '쉬리', 'JSA공동경비구역', '여고괴담', '박하사탕' 등 수도 없이 많아요. 감독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펼칠 수 있던 시기에요. 정부에서도 영상문화사업 진흥을 위해 뒷받침해줬던 것도 있지만 그 때가 참 좋았어요. 요즘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위축이 된 것 같아요. 다양성을 잃어버린 것 같고, 다들 겁내하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생기는 것 같아요. 괜찮은 이야기에 들러붙어서 투자도 이끌어내야죠."

특히 최민식은 지난 2017년 영화 '침묵' 당시에도 신예 이수경을 극중 딸 임미라 역에 강력 추천해 시선을 모았던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괜찮은 배우나 감독이 있다면 경력을 따질 때가 아니다. 같이 어우러져야 그 친구들도 실력 발휘를 하지 않겠나. 내년에 개봉하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에서도 제 상대역은 신예 김동휘다. 누구는 태어날 때부터 유명해졌나. 김태리가 '아가씨'(감독 박찬욱)를 하기 전에 어떤 친구였나. 아무도 몰랐다. 이처럼 기회를 줘야 잠재력이 발휘된다. 지금은 너무 타성에 젖어 있다.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너무 눈치를 보는 것 같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한편,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 왕과 관노 출신이라는 신분 차이를 뛰어 넘어 특별한 우정으로 하나가 되는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가 담겼다. 오는 26일 개봉.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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