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국내에서 단 하나뿐인 축제
전남 담양대나무축제는 대나무를 소재로 개최되는 국내 유일한 축제다. 대나무는 강인함과 겸허,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나무로 옛날부터 군자, 선비의 인품에 비유된다. 사군자의 하나인 대나무의 자태를 군자의 인품에 비유한 시(詩)로 "고아한 군자가 여기 있네. 깎고 갈아낸 듯 쪼고 다듬은 듯 정중하고 위엄 있는 모습이여"라는 글귀가 있는데 대나무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그래서 일까? 옛사람들은 세상이 시끄러울 때 한적한 곳을 찾아 은둔 생활했는데 이를 일컬어 죽림칠현(竹林七賢)이라고 했다. 대나무 숲에 터를 잡은 현명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이런 상징성 이외에도 대나무는 실용적인 면에서도 으뜸이다. 대나무 공예품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기상천외한 것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대나무는 음식으로, 약으로도 활용되어 그야말로 버릴 것이 없는 효자나무다.
효자나무로 불리는 대나무는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에서 많이 자라고, 충청도와 강원도 해안 지방, 제주도 일부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데, 대나무 축제를 여는 곳은 전라남도 담양이 유일하다. 2019년 기준 이틀 이상 열리는 문화관광축제는 연간 884개나 된다. 여기에 크고 작은 행사·축제까지 합치면 1만5000여건 정도다.
이렇게 많은 지역축제와 문화행사가 있는데 대나무를 소재로 한 축제는 전라남도 담양군(최형식 군수)이 유일하다. 담양 대나무 축제는 담양군의 청정자연과 역사문화를 아우르면서 웰빙과 힐링을 선사하는 봄 잔치다. 다양한 대나무 관련 콘텐츠는 물론이고,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어길 등 담양의 생태관광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2012년부터 5년 연속 문화관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되었고, 2017년부터 3년 연속 문화관광부 최우수축제로 선정되며 명실상부한 봄 대표 축제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명성은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 잘만 운영하면 세계를 홀릴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복이 꽉찬 2019 담양 대나무 축제 공간
2019 담양 대나무 축제는 5월 1일부터 6일까지, 죽녹원 및 관방제림 일원서 펼쳐진다. 담양 죽녹원과 관방제림 일원에서 열린 제 21회 대나무축제 공간은 운.수. 대.통 이 네 개의 테마 공간으로 이뤄졌다. 행사장을 '운·수·대·통'이라는 네 개의 테마로 나누고, 각각의 무대를 구성한 것은 신의 한수라고 보여진다. 운수대통 (運數大通)은 우리가 바라는 간절한 소원이다.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천운과 기수가 크게 트여 만사가 순조롭게 이뤄지는 것을 말하는데 2019 담양 대나무 축제에서 이를 기발하게 활용했다.
운.수.대.통의 운(運)은 죽녹원에서 느끼는 심신의 행복(운, 運, Happiness)을 상징하고, 수(水)는 관방천(수, 水, River)에서 발산하는 물의 에너지를 함축하고 있다. 대는 대나무(대, 竹, Bamboo)의 다양한 가치와 활용에 대한 공감의 장이었으며 통(通)은 담양의 다양한 대나무 문화를 체험하며 세대가 공감하고 소통하는 (통, 通, Empathy)곳이다.
이 네 개의 테마 공간에서 펼쳐진 올해 대나무 축제 주제는 '대숲에 물들다, 담양에 반하다!' 대나무의 가치와 실용성, 의미를 담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들이 많아서 반가웠다. 대나무와 함께 생각하고, 놀며 배우는 축제답게 어린이를 비롯한 가족 단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 10 만점에 9점 이상을 받을만 하다.
대나무 축제다운 추억의 죽물(竹物) 시장
2019 담양 대나무축제 대표 프로그램은 단연 '추억의 죽물시장'이 아닐까 싶다. 추억의 죽물 시장에서는 죽제품 전시와 판매가 이뤄졌다. 추억의 죽물 시장은 1970~80년대 담양 경제를 이끌었던 죽물시장의 문화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참 좋은 기회였다. 축제 기간 내내 대나무를 소재로 한 토속먹거리 판매와 마당극 등 전통문화예술 공연이 상시로 진행되었는데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대나무 문화로 소통의 창구가 되었다.
이번 축제에서 특히 눈에 띄는 콘텐츠는 '죽물시장 가는 길 퍼레이드'! 4개 읍면씩 12개 읍면이 참여해 담양군민의 삶 속에 구현된 대나무 문화를 선보이며, 군민과 관광객이 흥겹게 어울렸다.
또 대나무 축제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대나무 카누와 뗏목도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흥을 받았다. 특히, 어린이와 가족단위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대나무체험놀이마당에서는 대나무 어린이 놀이터, 대나무 수학 놀이터, 대나무악기놀이터, 대나무 연 만들기, 대나무 친구 팬더만들기 등 핵심체험콘텐츠를 배치했다. 이 프로그램들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아 효율성이 높았고,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을 만큼 탐나는 콘텐츠였다. 특히 대나무 수학 놀이터의 경우 어렵게 느껴지는 수학을 축제를 통해 즐길 수 있어 적절한 프로그램이라고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홍보에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2019 담양 대나무 축제에서 특히 눈길을 끈 프로그램은 올해 처음으로 선보였던 '뱀부 프러포즈'다. 미디어파사드를 활용한 '뱀부 프러포즈'는 죽녹원이라는 생태관광자원과 다양한 사연을 결합한 소통형 인문학 콘텐츠로서 관광객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축제 기간 내내 매일 밤 8시부터 10시까지 죽녹원 분수광장에서 진행됐던 ‘뱀부 프러포즈’는 죽녹원을 배경으로 한 미디어파사드는 담양의 인문학적 요소를 담아 인상적이었다. 지역축제 전문가 김종원 시선으로 보자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훌륭한 콘텐츠였다. 그런데 사전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홍보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만약 홍보가 더 많이 돼서 널리 알려졌더라면 올 해 축제 성과는 더욱 컸으리라고 본다.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 또 대나무 축제가 펼쳐진 죽녹원은 TV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1박2일 방송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대한민국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로 떠올랐다. 담양에는 또 한국 정자 문화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소쇄원이 있다. 담양군 지곡리에 있는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의 학자 양산보가 지은 별장으로 조선 시대 정원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힐만큼 자연미가 빼어나고 구도도 완벽하다. 이곳에는 가사문학관도 있어 담양에 가면 꼭 둘러봐야 할 명소다. 2019 담양 대나무 축제 콘텐츠 중에 <담양 별빛 여행>은 담양에 반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관람객 발걸음을 축제장 밖으로 확장하는 좋은 아이템이었다.
이렇게 좋은 밥상을 차렸음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미흡해서 2019 담양 대나무 축제를 놓친 사람들도 많았을 터. 담양 대나무 축제가 담양이 자랑하는 금명맹종죽처럼 쑥쑥 자라려면 무엇보다도 축제 홍보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본다.
담양이 세계적인 대나무 도시가 되려면
담양군에 있는 한국대나무 박물관에 경사가 났다. 금빛의 대나무와 초록의 대나무를 모두 볼 수 있는 귀한 대나무 금명맹종죽이 한국 대나무박물관에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금명맹종죽은 줄기의 색이 황금색이며 초록의 선이 드문드문 들어있는 희귀 대나무로 복을 가져다 주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대나무 검을 만드는 죽검장 황인진 명인이 6년 전 금명맹종죽을 선물로 받아 정성스럽게 가꿨는데 지난 10월, 담양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 대나무를 보고 복을 받아 가라고 담양군에 기증했다. 군에서는 금명맹종죽을 잘 키워 담양 관광 1번지라고 불리는 죽녹원 등에 식재 해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 소재연구소에서 분양받은 구갑죽 등 147종의 희귀 대나무를 보존 관리해 보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담양군 관계자는 "국외 희귀종 수집을 통해 2020년에는 다양한 국내외 대나무를 확보해 담양을 세계적인 대나무 도시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담양군이 세계적인 대나무 도시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대나무 관련 농업 융복합산업을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담양 대나무 축제>를 잘 보완하는 것 또한 우선 순위에서 제외되면 안 된다. <담양 대나무 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해야지만 대나무 관련 농업 융복합산업을 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진다고 본다. 담양 대나무 축제가 승승장구 해야만 대나무 농가와 대나무 산업의 실질적인 소득향상을 담보할 수 있다.
우리 속담에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담양 대나무 축제가 3년 연속 문화관광부 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것은 썰물이 들어오고 있다는·ㅣ 얘기다. 이 때 노를 젓지 않으면 큰 바다로 나아갈 수 없다. 지금 잘 나가고 있다고 안주하면 어느 틈새에서 물이 샐지 모른다. 좋은 평가를 받고있는 컨텐츠는 제대로 잘 키우고, 식상한 컨텐츠는 과감하게 틀을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담양의 질 좋은 유전인자를 이끌어 내어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힘과 축제 홍보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담양 대나무 축제는 고려 시대 죽취일(竹醉日)에서 비롯됐다고 알고 있다. 매년 음력 5월 13일을 죽취일(竹醉日)로 정해 마을과 산에 대나무를 심고, 끝나면 주민들끼리 모여 친목을 도모하는 문화를 벤치마킹해서 출발한 담양 대나무 축제가 내년이면 22회를 맞는다. 2020년 22회 축제를 준비하는 담양군이 얼마나 매력적인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필자 소개
대규모 행사 기획.연출자
대한민국 지역축제 총감독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지리산 산청 곶감 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귀주대첩 1,000주년 2019 관악 강감찬 축제 총감독 외 .. 다수 역임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제 효(孝) 콘서트
김정연의 효(孝).행복 콘서트 외 .. 다수 연출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TV 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現)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조직위원장
(現)파주시 정책 자문위원 (문화경제분야)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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