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눈이 즐거운 WKBL 올스타전이었다.
12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센터. 2019-2020 하나원큐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올스타전은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축제의 장이다. 핑크스타와 블루스타의 모든 선수가 수비 혹은 빠른 백코트에 대한 부담을 털어내고 자신만의 끼를 마음껏 뽐냈다.
WKBL 올스타들과 팬들의 접촉이 잦았다. 선수들은 경기 전 BNK센터 앞에서 푸드트럭을 열고 직접 팬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사인을 해줬다. 경기 전에는 3점슛 컨테스트가 열렸는데, WKBL은 일반인 참가자들을 따로 모아 3점슛 컨테스트 예선을 열었다. 1위를 차지한 사람이 선수들의 예선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다.
야구선수 유희관(두산)도 일반인 자격으로 예선에 참가했다. 결승을 앞두고서도 고등학생 선수와 번외 대결을 펼쳐 눈길을 모았다. 스스로 "농구를 좋아하는 야구인"이라고 말했다. 진지한 자세로 최선을 다해 박수를 받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세리머니가 BNK센터를 수놓았다. 팁오프는 보통 신장이 가장 크거나 점프력이 가장 좋은 선수가 맡는다. 그러나 이날은 164cm의 안혜지(핑크스타)가 직접 나서며 웃음을 자아냈다.
선수들은 마음껏 세리머니를 했다. 박지수와 박지현은 득점을 성공한 뒤 백코트하지 않고 함께 세리머니를 했고, 르샨다 그레이는 3점슛을 성공한 뒤 위성우 감독에게 총알을 쏘는 포즈로 웃음을 자아냈다. 박지수도 3점슛을 많이 시도했다. "빅맨에게 3점슛은 로망"이라는 어느 농구인들의 말이 떠오른 순간.
1쿼터 도중 블루스타가 4명으로 경기에 임했고, 나머지 한 명의 선수가 관중석에 올라가 응원을 유도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핑크스타는 선수교체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6명으로 경기를 하며 심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2쿼터에는 12번째 선수들이 참가했다. 팬 투표 1~2위를 차지한 핑크스타 김단비(신한은행)와 블루스타 강이슬(KEB하나은행)이 직접 일반인 지원자들의 서류 및 영상을 검토해 이혜수 씨(핑크스타)와 임수빈(블루스타) 씨를 선발했다. 여자농구동호회 회장인 이혜수 씨는 선수들의 도움 속에 8점을 넣는 실력을 발휘했다.
이밖에 일심동체 이벤트, 눈싸움 이벤트 등이 쿼터 사이에 진행됐다. 하프타임에는 가수 노라조의 축하 공연도 있었다. 노라조는 자신들의 노래를 개사해 "여자프로농구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박지수, 김단비, 고아라 등이 즉석으로 가세해 춤을 췄다.
3쿼터 직후 열린 '3대3 큰집 감독들'이 백미였다. 하프라인에 미니 농구대 2개를 설치, 6명의 감독들이 3대3 맞대결을 펼쳤다. 당연히 그냥 하면 재미가 없다. 과거 인기리에 방영된 꽁트 '큰집 사람들'의 컨셉을 가져왔다. 감독들은 큰집 사람들 특유의 커다란 특수의상을 입고 하체를 숙여 경기를 했다. 유영주 감독은 사이드슛과 장거리슛을 성공해 여전한 감각을 선보였다. 임근배 감독의 패스로 안덕수 감독이 앨리웁 덩크슛을 넣기도 했다. 패배한 블루스타 감독들은 4쿼터에 밴치에서 그 의상을 그대로 입기로 했으나 결국 벗고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올스타전에는 4464석 중 3915명이 입장했다. WKBL이 사상 처음으로 부산에서 개최한 올스타전이 대성공으로 마무리됐다. 3915명의 팬들은 여자농구 선수들의 잔치를 직접 지켜보고 호흡하는 행운을 누렸다.
[WKBL 올스타전 장면. 사진 = 부산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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