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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파츠파츠’ 임선옥 디자이너는 철학하는 디자이너로 불린다. ‘패스트 패션’ 시대를 맞아 모든 것이 빠르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시대, 그는 올곧게 ‘착한 소비’를 모토로 친환경 패션의 한우물을 팠다.
“힘든 과정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10년 넘게 뚝심을 지키고 있어요. 연예인 중에는 배우 이혜영 씨가 친환경 패션에 관심이 많아요. 너무 반갑죠. 음악가 정경화, 정명화 씨를 비롯해 현대 무용가들, 그리고 예체대 교수들이 많이 공감하죠. 물론, 일반 소비자들도 친환경 패션을 좋아하고요.”
‘제로 웨이스트’ 내세운 지속 가능한 패션
임선옥은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 일본으로 건너가 1993년 문화복장학원을 수석 졸업했다. 1996년 이고(EGO)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1998년 S.F.A.A 신진 디자이너로 데뷔했다. 2003년 임선옥(Imseonoc), 2004년 세컨드 라인인 칼라 드 림(Color de Lim)을 론칭했고 이후 2011년 ‘파츠파츠’로 리브랜딩했다. 파츠파츠(PartspARTS)는 네오프렌이라는 단 한 가지 소재만을 사용해 봉제선 없는 제조 방식,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내건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한다. 파츠파츠는 옷이 부품(parts)처럼 조립되는 동시에 예술(art)를 품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무용단과 의상 디자인 협업(2003~2015), 뮤지컬 ‘대장금’ 의상 디렉팅과 커스튬 디자인(2010),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 퍼포먼스 의상감독 등을 맡으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현대자동차 더 브릴리언트 아트 프로젝트 ‘드림 소사이어티’의 (2013)전에 참여했으며, 소다미술관에서 ‘디자인 스펙트럼 Design Spectrum’(2016) 개인전을 열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부암동 파츠파츠 랩, 친환경 레퍼런스 공유
그는 지난해 4월 부암동에 ‘파츠파츠 랩’을 세웠다. 7월부터 12월까지 총 6회 이상의 워크샵을 개최했다. 연세대 의류학과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했으며, 미국 필라델피아 드렉셀 대학에서도 파츠파츠의 실험 정신에 관심을 보였다.
“실제 워크샵을 통해 실험하고 나면 만족도가 높아요. ‘어떻게 제로 웨이스트가 가능한가’를 이해하게 되는거죠.”
파츠파츠가 사용하는 네오프렌은 잠수복에 쓰이는 소재로, 가볍고 접촉감이 부드러운데다 무한한 컬러를 만들어낸다. 블랙과 화이트, 레드, 베이지 네 가지를 기조 컬러로 활용해 개성 있는 옷을 제작한다.
“베이직에 기반을 둔 잘 만들어진 옷 한 벌이 모토입니다. 패스트패션이 국내에 상륙했을 때 난리가 났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니까요. 매출이 확 줄었고요.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아이덴티티를 만들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어요. 네오프렌으로 끈기 있게 10년을 했더니, 인정을 받았어요.”
위기도 찾아왔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다는 반응이었다. 다른 것을 해보자는 유혹도 있었다. 2~3년차에 어려웠다. 위기와 혼란의 시기였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원칙을 지켰다. 두타 매장을 찾아온 외국인이 관심을 보이면서 서서히 안정을 찾아갔다.
“옷 한 벌을 잘 사서 오랫동안 아끼고 즐기는 고객이 늘어났어요. 디자이너 철학에 공감하고 동참하는거죠. 팬덤이 확장되고 있어요.”
일상의 유니폼, 정갈한 이미지가 매력
그는 파츠파츠 패션의 콘셉트를 “소재가 만들어주는 모던한 태도”라고 설명했다. 어떤 사람이 입어도 프레임 안에 만들어지는 멋이 있다는 것. 강건한 이미지가 부각된다. 자유직업을 가진 아티스트와 교수 등의 직업군에서 선호한다. 모던하고 깔끔한 인상을 전달한다.
“일상의 유니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정갈한 이미지가 매력적으로 다가오죠.”
10년 이상의 미래를 내다보고 일해라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으랴. 그는 패스트패션 트렌드에 맞서 ‘제로 웨이스트’ 외길을 걸었다. 이제 패스트패션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그는 “미리 가서 앉아 있으라”고 조언했다.
“창작은 ‘100년동안의 고독’이 필요해요. 예를들면, 요즘 염색공장에 사람이 없다고 해요. 그렇다면 그곳에 가서 없는 일자리를 창출하는건 어떨까요. 거기서 지속가능한 패션을 고민해보는거죠. 미래 동력이 될 만한 것을 직접 뛰면서 찾아내는거죠. 디자이너는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파츠파츠]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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