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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장기기증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눈맞춤이 이뤄졌다.
10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는 4년 전 딸을 먼저 떠나보낸 엄마 이선경 씨가 눈맞춤 신청자로 나섰다. 이 씨는 2016년 18세의 딸 김유나 양이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 상태에 빠지는 청천벽력 같은 일을 겪었다. 의식을 잃은 딸을 보며 이 씨 가족들은 슬픔에 잠겼지만, “의미 있게 딸을 보내야겠다”는 마음에 장기 및 조직 기증을 결정했다. 그 결과 무려 27명이 김유나 양의 장기와 조직을 기증받게 됐다.
눈맞춤을 앞둔 이 씨는 “장기가 모두 적출된 딸을 보며 ‘엄마와 아빠가 잘못 생각한 거라면 꿈에서라도 말해달라’고 빌었다”며 당시의 아픔을 돌아봤다. 이후 이 씨는 딸의 장기와 조직을 받은 이식인들과 서신을 교환할 수 있었다. 현행법상 한국에서는 장기 기증자의 유가족과 이식인 사이의 교류가 금지돼 있지만, 김유나 양은 미국에서 장기기증을 했기에 이와 같은 일이 가능했다.
이식인 27명 중 이 씨가 만나고 싶은 눈맞춤 상대는 김유나 양의 왼쪽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소녀 킴벌리였다. 장기기증 당시 19세였던 킴벌리에 대해 이 씨는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장기를 받았으니, 그 아이를 통해 유나를 느끼고 싶은 마음에 눈맞춤을 신청했다”며 “솔직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국내 한 기관의 행사에서 이미 한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개인적인 얘기를 나눌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기에 이번 눈맞춤의 의미는 더욱 깊었다.
마침내 이 씨는 어머니와 함께 미국에서 온 킴벌리와 눈맞춤방에 마주앉았다. 킴벌리와 어머니는 감사와 애정이 가득한 눈으로 이 씨를 바라봤고, 이 씨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만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눈맞춤이 끝난 뒤 킴벌리는 “장기 기증을 받은 뒤 모든 것이 너무나 좋았다”며 “두 살 때부터 앓던 당뇨가 나았고, 얼마 전 결혼도 했다. 모든 것이 유나 덕분”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하지만 킴벌리와 어머니는 딸을 잃은 이 씨의 아픔에 공감하며 장기기증 서약을 후회하지는 않았는지 조심스레 물었다. 이에 이 씨는 “저는 유나를 보내고 얼마 안 돼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며 “건강해진 킴벌리를 보니 정말 더욱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래도 킴벌리의 어머니는 “당신은 딸을 잃었고, 그 아이가 우리 딸을 구했다”며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흐느꼈다. 이 씨는 “킴벌리가 유나의 장기를 소중하게 여기며 아프지도 미안해 하지도 말고,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라고 부탁하고 싶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유나를 느낄 수 있게, 건강해진 킴벌리의 심장 소리를 듣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요청했다. 킴벌리를 통해 딸을 느껴보고자 하는 이 씨의 부탁에 킴벌리는 이식받은 신장과 췌장의 위치를 알려주며 다가갔고, 두 사람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눈맞춤을 마친 킴벌리의 어머니는 “제 아이가 당신의 아이”라며 이 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했다.
이후 세 사람은 유나를 기리는 동백나무를 함께 심으며 다시 한 번 장기기증이라는 선물을 건넨 김유나 양을 기억했다. 3MC 강호동 이상민 하하는 이날의 먹먹한 눈맞춤을 보며 “아프지 말고, 미안해 하지도 말라는 유나 어머니의 부탁이 기억에 남는다”며 함께 눈물을 닦았다.
[사진 = 채널A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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