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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재밌고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11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개그우먼 이수지가 달콤한 신혼생활을 공개하고 가정사도 최초 고백하며 이 같은 소망을 밝혔다.
이수지는 2018년 12월 세 살 연하의 남편과 결혼해 여전히 따끈따끈한 신혼을 보내고 있다. 이수지의 남편은 팬으로 시작해 결혼까지 골인한 '성공한 덕후'다. 당시 무명이었던 이수지를 대학로 공연에서 처음 본 뒤 이후 브라운관에서 다시 목격한 그는 긴 고민 끝에 SNS 메시지를 보내 구애를 펼쳤다.
남편은 당시 이수지를 보고 "되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그래서 사랑을 잘 줄 것 같은 그런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수지는 "무대 아래선 낯을 가리고 소극적"이라며 남편에게 처음 SNS 메시지를 받은 뒤 "방송국 앞이라고 하며 찾아왔고 저도 무슨 정신인지 혼자 나갔다"며 홀린 듯 했던 당시 자신의 행동을 이야기했다.
첫 만남에 남편은 이수지에게 펜을 건네면서 "펜심이 떨어지면 다시 찾으라"고 자연스럽게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이수지는 그런 남편이 "시골 총각처럼 순수하고 착해보였다"며 반한 이유를 밝혔다.
이수지는 출근하는 남편의 옷을 직접 골라주며 "아무도 안 반하게, 남편이 못생기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원래 "결혼 생각이 없었다"는 이수지는 "제가 결혼하면 엄마가 외롭게 지내셔야 하니까. 결혼하면 도망가는 느낌이라고만 생각해서 결혼은 생각 안 했다"고 털어놨다.
유년시절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아버지의 거듭된 사업실패로 이수지의 온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살았다. 이수지는 스무 살 때부터 생업에 뛰어 들었다. 이수지는 "(빚독촉) 전화벨이 울려도 받지 않고 집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해야 했다"며 "사실 그러고 나서 벨소리나 집에 있거나 할 때 '띵똥' 하는 소리 들으면 아찔한 그런 게 있다"고 고백했다.
이수지는 "객석에 아빠한테 돈을 빌려준 아저씨가 들어오셨다. 우리를 빚쟁이라고 말하는. 아저씨를 보고 대사를 치다가 놀라서 무대 뒤로 그냥 들어갔다. 공연을 하다가. 너무 창피하고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주차장에서 계속 울었던 기억이 있다"고도 털어놨다.
이수지는 그토록 바라는 꿈을 이뤄 국민적인 사랑을 받던 시절에도 아버지의 빚 때문에 성공을 즐길 수 없었다. 이수지는 "화장품에 통신사 광고, 행사까지 월세를 걱정 없이 냈다"면서도 "당장에 빚도 갚아야 했다"고 말했다.
이수지는 최근까지 이어진 아버지의 부채 사고에 결혼 당일 날 조차 마음을 졸였다. 그는 "한 서너 차례? 그렇게 (채권자들에게) 연락을 받고 갚아야 될 돈들이 있다는 걸 알고 결혼식 당일에도 너무 노심초사했다"며 "다른 분들이 오셔서 훼방을 놓거나, 기사도 나갔는데 어떡하나 했다. 결혼식이 온전히 끝난 순간 '훼방 없이 끝났다' 이런 불안감에서 벗어났다"고 털어놨다.
아버지와는 "사실 안 뵙고 있다. 당장 그냥 '아빠' 하면 불안하고 걱정부터 생긴다"는 걱정도 토로했다.
이수지의 남편은 "'누구 빚투가 터졌다' 그러면 (아내가) '아 이제 내 차례인가' 이런 식으로 말을 하곤 했다"며 "저 같았으면 웃음을 주는 직업은 못 했을 것 같다.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봤을 텐데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되게 멋있는 것 같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수지 부부는 2세를 맞이하기로 결심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이수지는 남편에게 "내게 이만큼 빚이 있고, 내가 드려야 될 돈이 이 정도이고, 모아둔 돈도 없고, 빚 갚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썼고, '그런데 아직도 끝나지 않았어'라고 얘기를 했더니 '그럼 같이하면 되지' 이렇게 선뜻 이야기를 해줬다"며 "결혼을 하니까 우리 아기는 얼마나 귀여울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수지의 남편은 "아내가 지금처럼 천진난만했으면 좋겠다. 안 늙었으면 좋겠고 어려웠던 일들 때문에 사람이 철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소망을 전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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