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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기생충’의 변역가 달시 파켓이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9일 오전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 코너 ‘직업의 섬세한 세계’에 영화 ‘기생충’ 번역가 달시 파켓이 출연했다.
한국 영화를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한다는 달시 파켓. DJ 박명수는 ‘기생충’의 수상을 언급하며 “잘 되면 부가적으로 얻는 수입이 많지 않나. 인센티브나 보너스를 따로 받는 거 있냐”고 질문했다. “보너스는 없다”는 달시 파켓은 “대신 일이 많이 생겼다. 다른 작품 하면 번역비를 올려 받고”라고 부연 설명했다.
‘직업의 섬세한 세계’ 시그니처 질문인 한 달 수입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달시 파켓은 “사실 달마다 왔다 갔다 한다. 많이 들어올 때가 있고 안 들어올 때가 있고. 평균적으로는 한 달에 작품 두 편 정도 하면 괜찮게 편하게 살 수 있다”고 밝혔다. 박명수가 “어느 정도 편하게 사는 거냐. 일주일에 한 번씩은 한우 투 플러스로 드실 수 있냐”고 하자 그는 “애들도 둘 있으니까. 번역도 하고 강의도 하고 일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 그렇게 남는 돈이 많이 없다. 그렇게 열심히 해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달시 파켓은 “옛날부터 언어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었다. 그렇게 3년 정도 일하다 취미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한국 영화에 좀 빠져서”라며 당시 한국 영화를 소개했고, 인터넷상에 한국 영화에 대한 영어로 된 정보가 많지 않아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회상했다. 봉준호 감독과 처음 인연을 맺은 작품은 영화 ‘플란다스의 개’. 당시 감수를 맡았다고.
달시 파켓은 영화 ‘기생충’의 흥행도 ‘촉’이 왔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몰랐다”며 “개봉하기 3개월 전에 봤는데, 아무한테도 이야기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당시 답답했던 심경에 대해 전했다.
미국인으로서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에 대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달시 파켓은 “미국에서는 원래 외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너무 없는데 놀랐다. 이렇게까지 미국 관객과 통할 수 있는지 저도 상상 못 했다. 앞으로는 사람들의 생각이 좀 바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자막 있는 영화를 안 보냐는 박명수의 질문에 그는 “안 본다. 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안 본다. 더빙도 안 본다. 사람들이 자막을 보면 힘들다고 하지만 내가 이해 못 하는 건 하루 종일 휴대폰으로 텍스트를 보지 않나”라며 “(자막 영화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은 것 같다. 자막 있는 영화라고 하면 어려운 영화, 재미없을 거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에 대해서는 “찍기 전 어떤 영화 나올지 100% 다 알고 있는 감독 같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그런 게 없다”고 말하기도.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였던 샤론 최에 대해서는 “엄청 잘한다”며 “어떤 포인트인지 되게 잘 표현했고 그냥 정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재미있게,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게 했다“고 극찬했다.
달시 파켓은 번역하기 가장 힘들었던 작품으로 영화 ‘공작’을 꼽기도 했다. 그는 “특별히 어려운 이유는 자막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해외 관객이 잘 모르는 소재고, 설명해야 되는 게 많았다. 처음부터 시작하면서 걱정했던 게 해외 관객이 너무 힘들까봐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많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번역을 잘하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봤다?’라는 질문에 “한국에서 사니까 큰 도움이 된다”며 “한국이 좋다. 미국 안 간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1년에 한 번 정도 미국을 방문한다는 달시 파켓은 “여기는 좀 더 재밌고, 거기는 너무 조용하다”며 “둘 다 좋아하지만 일단 재미있는 데서 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달시 파켓의 아내는 한국인이라고.
마지막으로 달시 파켓은 “평소에도 한국 영화에 많이 관심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 한국 영화가 잘 특히 이 어려운 시절을 넘어가서 앞으로 잘 할 수 있게 많이 도와달라”며 코로나19로 힘겨운 영화계를 위한 말도 잊지 않았다.
[사진 =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 보이는 라디오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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