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전체적으로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SK 와이번스 마무리투수 하재훈이 사실상 시즌아웃 됐다. 박경완 감독대행은 10일 인천 삼성전이 취소되기 전 "올 시즌은 힘들 것 같다"라고 했다. 시즌 아웃이라는 말만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다. 우측 어깨 극상근 손상으로 2개월 재활이 필요하다. 10월 중순이면 정규시즌이 정리될 시기다. SK는 일찌감치 5강 경쟁서 이탈한 상태다.
하재훈은 6월21일 고척 키움전 이후 1군에서 말소됐다. 올 시즌 15경기서 1승1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7.62. 퓨처스리그에서 단 3경기에만 등판했다. 1패 평균자책점 11.57. 그나마 7일 한화전에 등판했으나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공 4개만 던지고 강판했다.
징조가 있었다. 구속이 뚝 떨어졌다. 150km를 상회하던 패스트볼이 140km대 초, 중반에서 회복되지 않았다. 박 감독대행은 "구속이 나오지 않은 것도 어깨 통증과 상관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깨에 무리가 가는 폼이다. 분명히 교정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하재훈은 시카고 컵스를 거쳐 2019년에 SK에 입단했다. 투수 전향 후 첫 풀타임 시즌이었다. 때문에 투수로서 매커니즘이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좋은 악력과 어깨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상체 위주의 투구는 부상 위험이 있다. 염경엽 감독도 최대한 관리하려고 했다. 다만, SK가 시즌 막판까지 선두싸움을 펼치면서 61경기, 59이닝을 소화했다.
박 감독대행은 하재훈의 투구폼 교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어깨와 팔에 부담을 덜 주고, 하체를 좀 더 사용하는 방향이라는 건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다만, 강요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박 감독대행은 "전체적으로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의사도 중요하다. 본인이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데 바꾸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투구 이론에 해박한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은 투수의 폼에 대해 "바꾸려면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심리적 영향을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말한다. 폼 변화를 통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논리다. 투구 밸런스 난조도 폼보다 심리적인 불안정성이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
일단 하재훈은 2개월간 재활을 잘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면서 투구 폼 교정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하재훈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초점은 2020년이 아닌 2020년 이후다. 하재훈을 위해, SK를 위해 길게 보고 움직여야 한다.
박 감독대행은 "프로에서 1년 반짝 하는 선수는 의미가 없다. (롱런을 위한)과정을 이해시키는 건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선수를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지 생각하고 진행하려고 한다. 본인(하재훈)도 잘 판단해야 한다. 본인 의사도 존중할 것이다"라고 했다.
[SK 하재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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