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키움이 KBO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1경기에서 가장 많은 볼넷을 얻어낸 팀으로 이름을 남겼다.
손혁 감독은 10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앞서 지난 9일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를 돌아봤다.
키움은 SK에 13-4 완승, 2연승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주목할 부분은 무려 16볼넷을 얻어냈다는 점이다. 키움은 리드오프 서건창이 4볼넷을 기록하는 등 선발타자전원이 볼넷으로 출루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는 KBO리그 역대 2호 사례다.
또한 16볼넷은 KBO리그 역대 1경기 최다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두산 베어스가 2008년 9월 3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연장 18회 끝에 얻어낸 14볼넷이었다. 키움은 정규이닝 만에 무려 16볼넷을 얻어내며 SK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사실 볼넷은 타자의 선구안이 좋아야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말해 투수 입장에서는 제구 난조 또는 수 싸움에서 밀려서 내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볼넷을 내주느니 안타를 맞아라”라고 강조하는 지도자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16볼넷으로 KBO리그 신기록을 세웠지만, 손혁 감독은 이에 대해 “대답하기 곤란하다”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SK 투수들의 제구 난조가 복합적으로 이뤄져 나온 기록이기에 선뜻 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다만, 손혁 감독은 SK 투수코치 시절 보좌했던 트레이 힐만 감독(현 마이애미 말린스 코치)에게 들었던 조언에 대해 전했다. 손혁 감독은 “힐만 감독님이 1경기에서 3~4볼넷을 얻어야 상대팀 투수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만큼 투구수가 늘어나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계속해서 다른 투수를 써야 하기 때문에 3연전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다”라고 전했다.
손혁 감독은 이어 “1년 동안 그 얘기를 몇 번이나 들었다. 또한 투수들의 전체투구수가 상대 팀보다 적어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다. 개인적으로 투수코치를 하는 동안 유념해왔던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키움은 올 시즌 총 313볼넷을 허용, 롯데 자이언츠(311볼넷)에 이어 2번째로 적은 볼넷을 내줬다. 손혁 감독은 이에 대해 “넥센(현 키움) 투수코치였을 때 ‘3구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대신 아웃을 잡아야 한다. 안타를 맞으면 투구수가 적은 것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한 가운데로 던지는 건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타자들이 잘 치는 코스인데 굳이 거기로 던질 필요 없지 않나. 투수 스스로 가장 잘 던지는 구종, 코스를 제일 많이 던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SK 투수코치 시절 손혁 감독(우).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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