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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죽이는 B급 영화가 나왔다.
22일 베일을 벗은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은 코믹과 스릴러, SF와 호러, 액션까지 가미된 하이브리드한 작품. 소희(이정현)가 여고 동창생들 세라(서영희), 양선(이미도)과 힘을 합쳐 남편 만길인 언브레이커블(김성오)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담았다. 죽일 의지는 확실하지만 단 한 명도 죽지 않는 전대미문의 대결이 펼쳐진다.
장항준 감독의 원안을 각색해 탄생되긴 했지만, 신정원 감독이 무려 10여 년의 세월 동안 쌓아올린 만큼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은 그의 세계관의 결정체를 엿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시실리 2km'(2004) '차우'(2009) '점쟁이들'(2012)에서 보여준 그만의 독창성이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에서 확고히 드러난다.
물론, 이야기의 큰 틀은 어디서 본 듯하다. 다수의 작품들이 떠오르지만, 영화의 몰입감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이는 '정원여고 3인방' 여성들만의 특별한 연대, 김성오 표 로맨스릴러, 미스터리 연구소 소장 닥터 장 역의 양동근만의 코미디 열연 등 갖가지 개성들이 신정원 감독의 지휘 아래 매끄럽지만 톡톡 튀게 조합을 이루며 가능했다. 독특한 스토리 위에서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은 산으로 가지 않고 오히려 한 데 모여 신선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이정현의 사랑스러움, 서영희의 걸크러쉬 매력, 이미도의 코믹 감성, 김성오 특유의 눈빛으로 일상에서도 돋보이는 스릴러 분위기 모두 신정원 감독의 세계관에서 빛을 발하며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특히나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이 죽이는 B급 영화로 나올 수 있었던 건 양동근의 힘. 닥터 장 역할을 그가 아니라면 과연 누가 해낼 수 있을까.
'똘끼'와 호기심으로 무장한 코믹 담당 캐릭터임에도 양동근은 역시나 이를 비틀며 우스꽝스러운 헛웃음 대신 진정한 폭소를 터뜨리게 만든다. "나는 그저 감독님이 주신 디렉션에 맞춰 진중하게 연기했을 뿐이다. 웃기려고 연기하지 않는다"라는 그의 소신대로 닥터 장에 빙의해 언브레이커블을 연구,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웃음 코드를 형성했다. 촘촘히 캐릭터를 쌓아올린 덕에 "어느 초등학교 나왔어요?"라는 별 대사가 아닌 것도 양동근의 입에서 나오면 빵 터질 수밖에 없게 했다.
다만, 배우들도 시나리오를 보고 "이게 뭐지?"라는 말이 터져 나왔기에 호불호가 강하게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에겐 긍정의 의미였지만, B급 병맛 재미를 선호하지 않는 관객들이라면 정말로 부정의 "이게 뭐지?"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10분.
[사진 = TCO(주)더콘테츠온]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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