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내가 좀 더 잘했다면…"
키움 이정후는 8일 고척 NC전서 3안타를 날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경기 후 그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경기 전 손혁 감독이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놓았기 때문이다. 자진사퇴 형식의 경질이라는 게 야구계의 반응이다.
손 전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선수들과 마지막 미팅을 했다. "끝까지 같이 못해서 미안하다"라고 했다. 이정후 역시 마음이 무겁다. "팀이 계속 잘하다가 막판에 조금씩 흔들렸던 건 사실이다. 내가 중반까지는 잘했는데 후반에 팀이 흔들리는 시기에 부진이 시작됐다. 이렇게 된 상황에는 어느 정도 내게도 책임이 있다. 마음이 좋지 않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이정후는 "(내가 손 감독이 있을 때)좀 더 잘했다면, 좀 더 많이 이겼다면 어땠을까. 나 역시도 프로 생활을 시작 후 처음 겪어본 일(감독의 시즌 도중 사퇴)이다. '좀 더 잘했다면'이라는 생각이 크다"라고 돌아봤다.
김창현 감독대행과는 전력분석팀 시절부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정후는 "감독대행님이 바뀌는 건 없으니 남은 12경기를 다치지 말고 잘 해보자고 했다. 신인 시절부터 옆에서 도와주고 전력분석팀에 있을 때도 궁금한 것을 여쭤봤다. 영상도 많이 보여줬다. 도움을 많이 받았던 분이다. 내가 할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했다.
키움은 이날 오랜만에 타선 응집력이 돋보였다. 이정후는 "2회에 빅이닝이 나왔다. 당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좋게 상황이 풀리다 보니 선수들이 분위기가 같이 휩쓸려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11경기 남았는데 2회에 나왔던 분위기, 그 에너지가 계속 나오면 좋겠다 포스트시즌도 치러야 하니"라고 했다.
자신의 3안타에 대해 이정후는 "지난 주말에 어깨가 안 좋아서 주사치료를 받고 이틀간 쉬고 화요일부터 뛰었다. 시즌 막바지라서 정상적인 컨디션을 가진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컨디션에서 얼마나 좋은 퍼포먼스를 내느냐의 싸움이다. 컨디션이 100%라고 말할 수 없는데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내가 갖고 있는 힘, 할 수 있는 컨디션에선 100%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격감을 찾았다기보다 공을 맞춰서 그라운드로 보냈기 때문에 안타가 됐다"라고 했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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