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최창환 기자] ‘황금 드래프트’라는 평가에 걸맞은 커리어다. 인천 전자랜드 베테랑 정영삼이 건재를 과시, 팀의 2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정영삼은 24일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교체멤버로 출전, 22분 22초 동안 12득점했다. 전자랜드는 헨리 심스가 팀 내 최다인 21득점을 기록하는 등 총 5명이 두 자리 득점, 89-72 완승을 따내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정영삼은 전자랜드가 17-17로 맞선 2쿼터에 3점슛 1개 포함 7득점, 팀이 주도권을 되찾는 데에 힘을 보탰다. 이어 4쿼터 종료 3분여전 격차를 16점으로 벌리는 중거리슛도 성공시켰다. 사실상 전자랜드의 2연패 탈출을 알리는 쐐기득점이었다.
정영삼은 경기종료 후 “팀이 2라운드에 너무 긴 연패(6연패)를 당했었다. 그러다 보면 다시 연패에 빠졌을 때 불안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패를 빨리 끊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영삼은 이어 “(박)찬희의 부재 속에 (김)낙현이의 파울트러블도 빨리 나왔다. 평소 득점을 많이 해야겠다는 욕심보단 동료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 하지만 오늘은 상황상 더 욕심을 갖고 공격에 임했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복귀전서 터프한 수비로 공헌한 임준수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임)준수가 진정한 에이스다. 준수가 벤치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외국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운을 뗀 정영삼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대단한 플레이가 아니어도 벤치에 들어갈 때 하이파이브해주고, 웃어준다. 최근 준수가 출전명단에 없었는데, 이상하게 분위기가 다운되더라. 가치 없거나 팀에 필요 없는 선수는 없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정영삼은 이른바 ‘황금세대’라 불리는 2007 드래프트 출신이다. 김태술-이동준-양희종이 1~3순위로 선발된 드래프트며, 박상오는 부산 KT 시절 정규리그 MVP로 선정된 바 있다. 김영환은 KT에서 여전히 주득점원으로 활약 중이다.
정영삼 역시 여전히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 4순위로 LG에 지명된 후 지명권 양도에 의해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정영삼은 이후 줄곧 전자랜드에서 커리어를 쌓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지난 시즌 31경기 평균 11분 2초에 그쳤지만, 올 시즌은 22경기 평균 19분 54초를 뛰었다. 올 시즌에 ‘회춘’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고 있는 선수 가운데 1명이다.
정영삼은 2021-2022시즌이 끝나면 전자랜드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그렇다면 정영삼이 계획하고 있는 커리어의 마지막 시즌은 언제일까. 정영삼은 이에 대해 “(김)영환이보단 오래 뛰고 싶다”라며 웃었다. 정영삼은 이어 “선수들의 마음은 다 똑같을 것 같다. 오래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정영삼과 김영환은 전자랜드 입단 동기다. 김영환 역시 2007 드래프트에서 8순위로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에 지명됐지만, 지명권 양도를 거쳐 전자랜드에 입단한 바 있다. 김영환은 데뷔시즌을 준비 중이던 지난 2007년 6월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KTF(현 KT)로 이적했다. 당시 김영환을 대신해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이한권이었다.
정영삼과 김영환이 전자랜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것은 약 5개월이다. 데뷔시즌 전 트레이드돼 함께 공식전을 치른 적도 없다. 하지만 정영삼은 김영환과 함께 보낸 시간 동안 배운 게 많았다고 돌아봤다.
정영삼은 “동기들이 다 잘하고 있지만, 영환이는 신인 때부터 몸 관리를 굉장히 잘했다. 정말 성실한 선수다. 같은 팀에 있었던 기간은 짧았으나 자극이 됐고, 많이 배웠다. 나도 요새 몸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영삼은 이어 최근 김영환이 성공시킨 데뷔 첫 덩크슛에 대해 “빨리 좀 내려오지 엄청 오랫동안 (림을)붙잡고 있더라. ‘나도 모처럼 (덩크슛을)시도해볼까?’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지만, 이젠 안 될 것 같다”라며 웃었다.
[정영삼.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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