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리포트: 현대모비스 4Q 대역전극, 전자랜드 활동량 떨어졌다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심스가 밖에서 던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거의 안에서 한다."

전자랜드는 4일 홈 경기 전까지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5연패했다. 올 시즌 1~3라운드 맞대결서 모두 졌다. 아무래도 4~5번 뎁스 차이가 크다. 현대모비스는 숀롱을 비롯해 함지훈, 장재석이 버틴다. 최진수도 3~4번을 오간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헨리 심스 외에 이대헌이 유일한 4번이다.

유재학 감독은 "심스가 거의 안에서 한다"라고 했다. 수비수를 외곽으로 끌고 나와 동료들의 스페이스 활용을 폭넓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즉, 현대모비스는 김낙현과 심스의 2대2를 봉쇄하면서, 유리한 흐름으로 끌고 올 수 있었다. 마침 롱이 헷지&리커버리에 능한 빅맨이다. 심지어 이날 이대헌마저 무릎 부상으로 빠졌다.

결정적 변수가 있었다. 두 팀 모두 1일부터 4일간 3경기 스케줄. 그나마 전자랜드는 인천~잠실~인천이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울산~군산~인천. 이동거리가 상당하다. 유재학 감독도 "체력싸움"이라고 했다.

초반 흐름은 현대모비스가 좋았다. 함지훈이 민성주를 압도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활동량이 떨어졌다. 전자랜드는 김낙현이 펄펄 날았다. 경기 전 유 감독은 "서명진이 공수에서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연차가 보인다"라고 했다. 아직 매치업 상대의 노련한 움직임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뜻.

이날 서명진의 김낙현 마크는 좋지 않았다. 스크리너 앞으로 뚫고 따라가는 파이트스루를 했는데, 김낙현의 스피드를 제어하지 못했다. 김낙현은 초반부터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미드레인지에서 잇따라 점수를 만들었다.

숀 롱도 수비 움직임이 왕성하지 않았다. 차바위와 에릭 탐슨의 2대2를 강력한 헷지로 막아낸 뒤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오히려 탐슨이 초반에 특유의 강력한 에너지레벨로 롱에게 밀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경기흐름이 조금씩 전자랜드로 흘러갔다. 2쿼터에 심스가 들어왔고, 잇따라 골밑에서 점수를 만들었다. 롱은 제어하지 못했다. 롱은 리바운드는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나 야투율이 좋지 않았다. 버논 맥클린은 아직 몸 상태 자체가 정상이 아니었다.

결국 유 감독은 최진수를 김낙현에게 붙였다. 김낙현에겐 부담스러운 매치업. 그러나 김낙현은 원투스텝으로 최진수를 제치고 레이업슛을 터트렸고, 스크린을 받고 3점포도 터트렸다. 전자랜드는 김낙현과 심스가 봉인 해제되면서, 차바위, 전현우, 박찬호 등의 공격까지 살아났다.

전자랜드는 3쿼터 초반 심스가 김낙현에게 스크린을 걸고 짧게 팝 아웃, 미드레인지 점퍼를 터트렸다. 롱은 대처가 되지 않았다. 이후 전현우도 김민구가 머리 위로 올린 공을 뒤에서 슬쩍 빼내 속공으로 마무리했다. 두 차례 연속 호수비로 두 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이후에도 외곽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현대모비스의 외곽 수비를 무력화했다. 4쿼터 초반 다시 롱이 고군분투하자, 김낙현은 수비수를 완벽히 벗겨낸 뒤 3점포를 만들면서 에이스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경기종료 4분24초전, 이윤기의 속공 득점이 나왔다. 그 전에 탑의 함지훈이 컬을 그리며 좌중간으로 나온 김민구에게 패스를 제대로 연결하지 못했다. 김민구는 넘어졌고, 이윤기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유재학 감독은 파울성 플레이를 강력히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흐름이 또 묘하게 흘렀다. 전자랜드의 활동량이 떨어진 사이 현대모비스가 롱과 함지훈의 골밑 공략으로 맹추격했다. 전자랜드의 골밑 아킬레스건이 드러난 순간. 결국 1분15초전 1점차까지 추격했다. 이후 전자랜드는 김낙현이 잇따라 공격에 실패했고, 현대모비스는 5.2초전 최진수의 자유투 2개로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결국 현대모비스의 1점차 대역전극.

유도훈 감독은 4일간 3경기를 의식, 철저한 체력전을 했다. 박찬호는 예상 외로 함지훈 수비가 나쁘지 않았다. 골밑에서 3점 플레이를 만들거나, 중거리포까지 터트렸다. 이윤기, 외곽수비 카드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10점 내외로 앞선 4쿼터 막판 승부처에 활동량이 뚝 떨어졌고, 김낙현에게 의존하다 정적인 농구를 했다. 골밑 아킬레스건을 표출하며 대역전패했다.

현대모비스는 전체적으로 체력 부담까지 겹치면서 공수활동량이 평소와 같지 않았다. 그러나 4쿼터에 롱과 함지훈의 맹활약, 상대의 활동량이 줄어든 틈을 타 최진수, 서명진 등의 적극적인 림 어택이 통하며 극적인 뒤집기 승리를 일궈냈다.

[현대모비스 최진수. 사진 = 인천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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