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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돌아와서 2주를 격리하면 한 라운드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FIBA는 2021 인도네시아 남자 아시아컵 예선을 버블로 진행한다. A조의 한국은 2월 18일부터 22일까지 필리핀 클라크에서 4경기를 치른다. 작년 11월 바레인 마나마 버블에 불참했다. 또 불참하면 아시아컵 본선은 물론 2023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남자월드컵 예선에도 못 나간다.
때문에 대한민국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는 대표팀 파견을 결정, 최종엔트리 12인을 꾸렸다. KBL 정규경기를 감안, 10개 구단에서 1명씩 선발했다. 그리고 상무 강상재와 특급 유망주 여준석(용산고)을 추가했다.
선발 과정에서 논란도, 오해도 있었다. 추일승 경기력향상위원장은 충분히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기력향상위원회에 DB 이상범 감독, KT 서동철 감독이 있다. 서 감독은 경향위 회의에 직접 참석했다. 특정 구단을 배려하는 선수 선발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앞으로 다가올 가장 중요한 변수는 KBL 소속 대표팀 멤버 10명의 2주 자가격리다. 대표팀은 2월 13일에 소집된다. 클라크 버블을 마치고 23~24일에 돌아온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3월 9~10일까지 2주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즉, 10명의 선수들은 약 1개월간 소속팀을 떠나는 셈이다.
애당초 KBL이 올 시즌 일정을 짤 때 아시아컵 예선 일정을 감안, 올스타브레이크 외에 두 차례 휴식기를 더 만들었다. 실제 2월 11일 이후 23일까지 일정이 없고, 24일에 재개한다. 그러나 10개 구단은 대표팀 멤버들의 자가격리 때문에 2월 24일부터 3월 9~10일까지 대표팀 멤버들 없이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단순히 약 2주간 5경기 내외의 공백이 아니다. 자가격리를 마치고 소속팀에 돌아와 경기를 치른다고 해도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낮은 게 문제다. 외국선수들을 보면 이해가 된다. 대다수가 시즌 초반 자가격리 후유증으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도중 들어온 대체선수들도 경기체력이 쉽게 올라오지 않는 게 확연하게 보였다.
대표팀에 선발된 KT 허훈은 "돌아와서 2주를 격리하면 한 라운드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외국선수들은 2주 격리를 해도 몸이 어느 정도 타고 나는 부분이 있다. 국내선수들이 2주 격리를 하면 남은 시즌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KBL 정규경기는 4월 6일까지 진행한다. 3월 10일 전후로 돌아올 대표팀 멤버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릴 만하면 정규경기가 거의 끝나는 시점과 맞물린다. 더구나 2월 말~3월 초는 순위다툼이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5~6라운드다.
10개 구단은 허훈(KT), 김낙현(전자랜드), 변준형(KGC), 안영준(SK), 이관희(삼성), 김시래(LG), 전준범(현대모비스), 김종규(DB), 이승현(오리온), 라건아(KCC)가 시즌 막판 없다고 생각하고 순위 다툼을 준비해야 한다. 10개 구단 감독의 임기응변능력이 자연스럽게 비교될 전망이다. 이 선수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순위다툼의 결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KBL은 이 문제로 시즌일정 연기를 논의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KBL 이준우 사무처장은 "외국선수들의 계약 문제, 시즌 후 FA 등 일정을 감안하면 연기는 어렵다. 코로나19가 더 심해져서 최악의 경우 시즌이 중단될 수 있는 부분까지 생각해야 한다"라고 했다.
DB 이상범 감독은 아이디어를 냈다. "KBL과 협회가 잘 얘기해서 대표팀 선수들이 돌아와서 격리를 하는 기간에 체육관이라도 섭외해서 같이 운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다. 코호트 격리를 할테니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12명이 연습경기라도 하며 땀을 내는 게 무작정 쉬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전자랜드 김낙현은 "좋은 생각인 것 같다. 대표팀 멤버들끼리 5대5라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일단 우리 팀에서도 자가격리 장소에 운동기구를 넣으려고 하는 등 준비를 하고 있다. 유도훈 감독님도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라고 했다"라고 했다. 경기력향상위원이기도 한 서동철 감독은 "협회에서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준우 사무처장은 "할 수 있는 건 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에 알아봐야 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라고 했다.
[허훈(위), 김낙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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