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가 와도 자기 능력을 잘 발휘하는 것 같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멤버 구성을 확 바꿨다. 지난 시즌 도중 이대성과 라건아를 내보내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그리고 양동근이 은퇴하면서 팀 시스템을 바꿨다. 이현민 김민구 기승호 최진수 장재석 등이 핵심 로테이션 멤버로 자리잡은 이적생들.
오랜 기간 공수 중심을 탄탄하게 잡았던 양동근의 공백은 분명히 있다. 양동근 이대성 라건아가 버텼던 시절보다 전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수비력의 기복은 최진수의 가세, 서명진의 성장, 버논 맥클린의 존재감으로 최대한 줄인다. 공격, 특히 클러치 득점은 이현민의 안정적인 운영, 숀롱의 임팩트와 함지훈의 건재, 서명진의 성장, 이적생들의 십시일반이 돋보인다.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력 기복을 줄이고 치고 올라왔다. 시즌 중반부터 선두를 독주하던 KCC의 뒤를 바짝 쫓는 2위. 시즌 초반 물음표가 많았지만, 이젠 대권을 노리는 위치다. 지난 시즌 하위권에 처졌지만, 시행착오는 길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상위권을 지켜온 애버리지가 올 시즌에도 적용되는 모양새다. 현대모비스만의 특별함은 분명히 있다. 이적생 이현민은 그 특별함을 확연히 느낀다. 당연히 냉정한 시각도 공존한다. 이현민은 "일단 외국선수가 좋다. 좋은 외국선수를 잘 쓰는 것 같다. 그리고 감독님이 국내선수들의 능력을 잘 끌어올리는 것 같다. 프로 선수들의 실력은 한 끗 차이다. 한 끗 낮은 선수들에겐 어느 정도 잘 하는 걸 극대화 시켜주는 것 같다. 단점은 팀으로 보완해준다. 그래서 누가 와도 자기 능력을 잘 발휘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결국 유재학 감독 특유의 냉정한 판단력과 대처능력이 그 특별함을 채우는 가장 큰 부분이다. 유 감독은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해 팀의 경쟁력에 빠르게 녹이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현민의 경우 베테랑이라 출전시간을 줄이되, 승부처에 집중 활용하면서 서명진에게 살짝 부족한 경기운영능력을 메운다.
본인도 노력을 많이 한다. 버논 맥클린과 의외로 괜찮은 호흡을 드러냈다. 알고 보면 두 사람은 오리온에서 함께 뛰지 않았다. 이현민은 "맥클린과 너무 안 맞아서 추일승 감독님에게 전화까지 드렸다"라고 했다. 그 노력을 아는 유 감독은 이현민을 믿고 기용한다.
현대모비스도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비 시즌부터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메우는 작업을 병행한다. 그 과정에서 유 감독과 코치들의 날카로운 레슨이 있다. 시즌 중에도 끝없이 수정과 보완을 하면서 팀 전력을 올린다. 유 감독은 "시즌 내내 돌아가며 슬럼프가 온다. 시즌 초반 (김)국찬이를 시작으로 이젠 (최)진수다. 너무 좋지 않다"라고 했다. 최진수는 4번 치고 발이 빠르다. 에이스 가드를 막는 역할을 잘 했다. 그러나 체력 약점을 드러냈다. 결국 공격력이 나오지 않는 한계에 부딪혔다.
이현민은 "진수가 오리온에서 (시즌 초반 부상 때문에)운동을 안 하고 왔다. 여기서 훈련량이 많았다. 그러면서 게임을 뛰는데 에이스를 막는다. 그러다 보면 공격까지 할 힘이 없다"라고 했다. 장신포워드 치고 발이 빠르지만, 40분 내내 가드를 막기엔 어려움이 있다. 스크린 대처에서 문제를 드러낼 때도 있었다.
이현민은 "진수는 계속 훈련을 하다 보면 체력도 올라오고 공격력도 좋아질 것 같다"라고 했다. 최진수 역시 기본적으로 외곽슛 능력을 갖춘 선수다. 궁극적으로 현대모비스의 핵심 3&D로 거듭나야 한다.
롱은 득점은 꾸준히 올리지만, 수비는 기복이 있다. 상대의 외곽 2대2에 헷지 백이 잘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다. 공격에서도 상대의 트랩에 무리하게 득점을 시도하다 실책을 범할 때가 있다. 유 감독은 "고집을 부릴 때가 있다. 클라크 코치가 계속 KBL에 대해 얘기를 해준다. (롱이 수비 기복을 드러낼 때)맥클린이 뒤에서 수비를 잘 해주기 때문에 적절히 쓴다"라고 했다.
이현민은 롱에 대해 "처음에 수비가 안 좋다가 중간에 되게 좋았다. 그런데 체력이 많이 떨어지다 보니 또 안 좋다. 체력과 감정기복이 중요하다. 공격이 돼야 수비도 하는 스타일이다.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가드는 팀을 이끄는 위치다. 이적생이자 베테랑 이현민은 현대모비스에서 첫 시즌인데 이미 현대모비스만의 특별함은 물론, 개개인의 장, 단점을 꿰뚫고 있다. 그래서 더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다. 덕분에 현대모비스도 발전할 수 있다. 물론 유 감독과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오랫동안 심어 놓은 문화의 특별함이 가장 크다.
[이현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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