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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조성희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와 관련 이야기를 풀어냈다.
조성희 감독은 8일 오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5일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를 공개하며 전 세계 190여 개국 시청자들을 찾아간 바 있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성희 감독이 2016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이후 선보이는 신작. 그는 학창 시절 만든 단편 '남매의 집'으로 미장센 단편 영화제 대상을 수상하고, 칸 국제영화제 학생 경쟁 부문 시네파운데이션의 3위로 랭크되며 충무로 괴물 신인으로 주목받았었다. 뜨거운 관심과 기대 속에 개봉한 그의 첫 상업 영화 데뷔작 '늑대소년'은 700만 관객을 사로잡으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고, 탐정물의 외피 속에 신흥종교 소재를 녹여낸 신선한 장르물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영화 세계를 확인시켜주었다.
특히 이번 '승리호'는 조성희 감독이 오랫동안 구상해온 이야기로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을 거쳐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여기에 '늑대소년' 송중기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화제를 더했다.
'승리호'는 놀라운 퀄리티의 특수효과, 출연진의 호연 등으로 넷플릭스 톱무비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벨기에,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핀란드,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16개국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영화가 전 세계 넷플릭스 영화 부문 이용자 순위에서 1위를 한 것은 '#살아있다' 이후 두 번째다.
이날 조성희 감독은 "작업에 참여하고 또 그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봐온 감독으로서 말하자면 할 만큼 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극장 상영 계획은 없다"라며 "속편이 나올지는 저도 궁금하다"라고 덧붙였다.
오랜 기간 준비해온 끝에 '승리호' 프로젝트의 결실을 맺은 소감은 어떨까. 조성희 감독은 "'승리호'는 제가 영화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 결심하고 처음 쓴 장편 시나리오였다. 이게 영화화가 되어서 관객분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자체가 아직도 좀 실감이 안 난다. 실제로 영화로 만든 그 과정도 꿈같다. 시간이 지나고 나야 그제서야 선명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얼떨떨한 기분이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같이 참여해 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이 작품을 재밌게 봐주신 관객분들도, 아쉽게 느끼신 분들도 모두 다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승리호'라는 제목에 대해선 "이 영화는 적을 깨부수는 영화가 아니다. 나와 생각이나 위치가 다른 사람을 제거하고 척결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같이 화합하며 살 수 있을까 이런 메시지가 영화에 담아지길 바랐다. 역설적으로 무엇이 진짜 승리인가라는 뜻에서 제목을 '승리호'로 지었다. 사실 처음엔 어감이 좋아서 '승리호'라고 쓴 것이었고, 제가 시나리오를 쓰면서 발견한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성희 감독은 신파 코드로 인해 호불호가 나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아쉬움을 느낀 관객이 있다면 제 고민이 깊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반성하게 된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승리호'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조성희 감독은 "가족애에 관심이 있었다. 가족이 만들어지는 과정 말이다. 다들 진짜 가족이 있는 반면,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끼리 모여 새로운 가족이 되는 스토리를 담고 싶었다. 새로운 형태의 아버지와 딸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신파이긴 하지만 피해 보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여 유감이다. '승리호'는 가족들이 둘러앉아 볼 수 있는 오락영화가 되길 바랐다. 다음 영화를 할 때는 그런 부분을 신경 써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송중기와 재회 소감도 전했다. 조성희 감독은 "다른 점이 있었다면 처음에 작업했을 때보다 서로 편하게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늑대소년' 이후 세월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중간중간에 계속 연락도 하고 만나기도 해서 그런지 그리 오래전 같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 했을 때보다 소통에 있어서 편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변함없는 점이 있다면 '사람 송중기'는 변함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송중기는 '늑대소년' 때처럼 늘 밝고 친화력을 갖고 주위 사람들과 정말 잘 지낸다. 현장을 항상 좋은 분위기로 만들려 노력하는 점이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송중기가 '늑대소년'에 이어 '승리호'에서도 꼬질꼬질한 차림새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조성희 감독은 "송중기가 멋있는 건 다른 데서도 많이 하지 않나.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송중기에게 배우의 마음속 온기 같은 것을 많이 목격해서 그런 부분을 드러내고 싶었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엿보게 했다.
[사진 = 넷플릭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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