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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KGC는 강했다. 그리고 KCC 전창진 감독의 계산은 빗나갔다.
KCC 전창진 감독은 3일 KGC와의 챔피언결정1차전을 앞두고 "변화를 줘야 한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얼리오펜스를 할 때를 제외하고) 송교창을 1번으로 쓰겠다"라고 했다. 송교창에게 볼 핸들러를 맡겨 오세근의 외곽수비 부담을 가중시키겠다는 전략. 그래야 송교창 특유의 트랜지션 강점을 극대화한다고 봤다.
또한, 전 감독은 "이재도, 변준형, 설린저 모두 왼쪽으로 공격을 많이 한다. 오른쪽으로 몰아가는 수비를 준비했다. 문성곤에겐 슛을 준다. 3점슛 10개를 맞으면 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김지완에게 슈터 전성현을 막게 하고, 나머지 선수들에겐 도움수비와 로테이션을 지시했다.
전 감독은 "여러분이 교수라고 부르는 설린저가 4~50점을 넣어도 KGC의 6강, 4강 평균득점이 78점이었다. 100점을 넣으면 못 이기겠지만, 우리가 80점을 넣으면 이긴다. 설린저가 많이 넣으면 그만큼 다른 선수들이 공을 가질 확률이 낮다"라고 했다.
예상대로 KCC는 송교창과 라건아의 트랜지션으로 KGC를 압박했다. 활동력이 떨어지는 오세근과 자레드 설린저는 트랜지션에 약점이 있다. 라건아의 아울렛 패스와 송교창의 덩크슛, 라건아의 골밑 마무리까지.
그러나 1~2쿼터 흐름은 계속 KGC가 주도했다. 설린저가 슛 밸런스가 좋지 않았으나 오세근을 철저히 살려줬다. 송교창은 오세근의 포스트업을 잘 막았으나 버거워하기도 했다. 설린저와 오세근의 하이&로, 얼리오펜스가 돋보였다. 또한, 설린저는 라건아의 로 포스트 공략을 최대한 힘겹게 했다. 반면 KCC는 외곽슛 컨디션이 저점이었다.
KGC는 2쿼터에 변준형을 투입해 스코어를 좀 더 벌렸다. 변준형이 유현준과의 매치업서 우위를 보이면서 잇따라 생산력을 발휘했다. KCC의 패스레인을 잇따라 차단, 수 차례 얼리오펜스로 점수를 만들거나 동료를 지원했다. 전성현은 집중마크에 시달렸지만, 스크린을 받고 바로 올라가는 스피드와 정확성이 리그 최고수준. KCC가 완벽히 막을 수 없었다. 또한, 전성현은 3점슛만 고집하지 않았다. 페이크로 속인 뒤 돌파와 미드레인지 공략을 해냈다.
결국 3쿼터 중반에 15점 내외로 도망갔다. KCC는 이정현과 라건아의 간헐적 2대2가 돋보였다. 그러나 다른 루트는 없었다. KGC는 공수에서의 활동력에서 오히려 KCC를 앞섰고, 설린저가 공격에서 부진하자 국내선수들이 오히려 더 많이 움직이며 점수를 만들었다.
설린저가 문성곤의 3점포와 오세근와 뱅크슛을 도운 장면, 3쿼터 막판 이재도의 패스를 받은 변준형의 컷인 등 무수한 루트가 돋보였다. 여기에 KCC가 전략적으로 놔둔 문성곤의 공격이 통하고, 설린저마저 3쿼터 막판 3점포 두 방을 터트리면서 20점차 이상으로 벌어졌다. KCC는 3쿼터 막판 송교창과 이정현을 빼고 김상규와 유병훈, 4쿼터에는 애런 헤인즈를 투입하면서 사실상 2차전에 대비했다. KGC의 98-79 완승.
설린저는 18점에 그쳤다. 야투적중률은 40%. 확실히 슛 컨디션은 나빴다. 그러나 리바운드와 라건아 수비, 오세근 등 국내선수들을 살려주는 스크린과 패스에 집중했다. 설린저의 공헌이 절대 떨어진 게 아니다. 18점 14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 오히려 국내선수들의 유기적 화합이 극대화하면서 예상 외의 대승을 거뒀다. 약점으로 지적된 활동력 차이는 크지 않았다. 2016-2017시즌 이후 4년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기틀을 다졌다.
반면 KCC 전창진 감독이 경기 전 말한 부분들은 1차전서 전혀 들어맞지 않았다. KCC로선 전반적으로 플랜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설린저(위), KGC 선수들(아래). 사진 = 전주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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