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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감독이라도 바꿨을 것이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겐 악몽의 4회였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패전투수가 된 이유였다.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서 3⅓이닝 2피안타 3탈삼진 3볼넷 4실점(1자책)했다.
2-0으로 앞선 4회말에 갑자기 흔들렸다. 선두타자 매니 마차도를 3루수 송구 실책으로 내보냈다.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2루 땅볼로 유도했다. 더블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1루 주자 마차도와 2루수 토미 에드먼이 부딪혔고, 마차도를 아웃시킨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흔들렸다. 토미 팜에게 볼넷을 내줬고, 오스틴 놀라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중견수 해리슨 베이더가 몸을 날려 잡는 듯했으나 타구는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계속해서 1사 만루서 투쿠피타 마카노와 김하성에게 잇따라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교체. 김하성에게 첫 타석에서 삼진을 잡았으나 두 번째 타석 결과가 너무 치명적이었다.
김광현은 미국 언론들과의 화상인터뷰서 "일단 계속 감독한테 믿음을 심어줘야 할 것 같고 계속 투구 수가 적은 상황서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됐는데 그런 부분서 신뢰를 주지 못한 건 내 탓이다. 앞으로 계속 많은 이닝을 던지려고 노력하겠다. 적은 투구수로 이닝을 빨리 끝내야 한다"라고 했다.
4회에 대해 "그 전부터 제구가 평소보다 안 됐다. 4회에는 많이 안 됐다.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공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멘탈이 흔들렸다. 실책도 나오고 수비방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런 지적 없이 1루에서 세이프를 선언하면서 여러 일이 일어났다. 경기를 이기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팀이 2연패였고, 세인트루이스로 돌아가는 날이라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다"라고 했다.
최근 세인트루이스 투수들의 볼넷이 많았다. 김광현은 "그런 부담도 있었다. 볼넷이 요즘 많은데 내 생각이지만, 직구로 스트라이크 카운트가 덜 들어가는 게 아쉽다. 다음주에는 경기가 없는 이틀이 있어서 언제 던질지 모르겠지만 밸런스를 잡아서 직구 컨트롤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했다.
좀 더 던지고 싶은 생각은 없었을까. 김광현은 "이닝에 볼넷을 3개나 줬고 연속타자 밀어내기 볼넷을 줬다. 감독 입장에선 바꿔야겠다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감독이라도 바꿨을 것이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볼넷을 주면서 판정이 아쉬웠다. 스스로 아쉬웠는데, 다시 확인해보겠지만 그 상황서만큼은 스트라이크 콜이 아쉬워서 흔들리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마차도의 수비 방해성 플레이에 대해선 "사실 내 잘못이기도 하고 4회 흔들렸던 부분이 많이 아쉽다. 내 생각엔 그게 수비방해가 아닌가 싶다. 템포가 끊겼다면 리셋 시킬 정도로 감독이 나와서 항의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라고 했다.
김하성과의 맞대결서 특별한 생각을 갖지는 않았다. 김광현은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 샌디에이고가 최근 점수를 올리는 패턴이 하위타선에서 살아나가서 1~4번으로 해결했다. 하위타순에 볼넷을 내주면서 안 좋은 결과가 두 경기 연속 나왔다. 그걸 막고자 하위타선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위타선, 상대 1~4번 타자를 주자 없는 상황서 맞이하고 싶었다.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줬지만, 경기 컨셉은 1~4번에게 찬스를 주지 말자는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이날의 패전을 되짚고 넘어가겠지만, 개의치 않겠다는 자세다. 김광현은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짚고 넘어가야 한다. 사실 300승한 투수도 150패를 한다. 이제 첫 패를 했다. 너무 늦게 나왔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경기를 즐기면서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까지 너무 이기기만 했다. 팀이 진 건 너무 아쉽지만 이제 첫 패다. 더 이길 날이 많은 것이라 생각한다. 경기를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김광현.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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