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조금 더 과정을 거치다 보면…"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는 냉정하게 보면 키움의 '계륵'에 가깝다. 단, 팀에 융화하려는 성실한 자세가 눈에 띈다. 포수에 대한 의욕이 상당하다. 꾸준히 포수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리고 팀에서 요구하지 않은 배터리 전력분석미팅에도 참가하는 등 보통의 외국인타자와 결이 다르다.
애버리지 0.245, 득점권타율 0.219, OPS 0.614, 1홈런 12타점. 이런 수치들을 볼 때 기회를 꾸준히 주기는 어렵다. 붙박이 지명타자는 애당초 불가능하다는 결론. 기존 국내 야수들의 지명타자 로테이션에 의한 수비 휴식효과를 누릴 수 없는 걸 감안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퇴출 후보에 올라도 할 말 없는 프레이타스의 타격 성적 때문에 국내 야수들의 지명타자 로테이션은 부활했다. 프레이타스는 2군에서의 조정을 거쳐 최근 1군에 복귀했다. 결국 키움은 프레이타스에게 좀 더 기회를 주기로 한 듯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이미 교체카드 한 장을 소진한 상황서 프레이타스를 교체하면 시즌 중반 이후 외인들의 부상 등 리스크에 대처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그리고 프레이타스의 성실한 자세, 포수로서 최소한의 경쟁력 등을 고려했다고 봐야 한다.
어쨌든 프레이타스가 기존 지명타자 롤로 한정되면 키움과 결별했을지도 모른다. 최근 홍원기 감독은 프레이타스를 제이크 브리검의 전담포수로 쓰기로 했다. 브리검이 등판할 때 박동원이나 이지영을 지명타자로 쓸 여지가 생겼다. 당장 21일 고척 NC전서 주전포수 박동원이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포수' 프레이타스가 안우진과 한 차례 호흡을 맞췄을 때(4월23일 고척 SSG전) 내부적으로 괜찮은 평가가 나왔다. 몇 차례 불안한 캐치 및 블로킹이 있었다. 그러나 안우진이 내려간 뒤 불펜투수들과의 호흡이 준수했다.
단, 홍 감독은 상대적으로 국내투수보다 외국인투수, 특히 올 시즌 지난 1~2년보다 살짝 좋지 않은 에릭 요키시보다 브리검이 안전하다고 봤다. 투, 포수는 경기 중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 실제 브리검의 21일 경기 쾌투(7이닝 3피안타 5탈삼진 4사사구 무실점)에 포수 프레이타스의 지분도 분명히 있었다.
물론 키움의 최상의 시나리오는 '타자' 프레이타스의 생산력 향상이다. 프레이타스는 브리검이 등판하지 않으면 거의 선발라인업에서 빠진다. 실제 22~23일 고척 NC전서 결장했다. 대신 그만큼 더 철저히 준비한다. 홍 감독은 "훈련을 잘 소화하고 있다. 최근 타석에서의 모습도 괜찮았다. 조금 더 과정을 거치면 지명타자로도 나갈 수 있다"라고 했다.
키움 타선은 4월 집단 슬럼프를 딛고 5월 중순 이후 집단 활황세로 돌아섰다. 7연승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타격은 장기레이스에서 그래프 요동이 심하다. 언제 다시 급락할지 모른다. 현재 타격에서 담금질 중인 프레이타스가 그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키움으로선 프레이타스에 대한 최소한의 투자효과를 볼 수 있다.
홍 감독은 "일단 포수를 하다 보면 다른 선수들의 흐름이 안 좋을 때 나가서 흐름을 좋게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임무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표정도 밝아진 것 같다. 본인의 역할을 잘 알고 있고, 경기 후반 대타도 가능하다고 자청할 정도다"라고 했다.
키움으로선 어떻게든 프레이타스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알고 보면 프레이타스가 키움 타선의 마지막 열쇠가 될 수도 있다.
[프레이타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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