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대한민국 여자배구팀이 도쿄올림픽 준결승전에 진출, 오는 6일 브라질-러시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4일 오전 대한민국과 터키전을 집에서 노심초사하면서 본 배구 선배가 있다. 조혜정(68) 전 GS칼텍스 감독이다. 조혜정씨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구기 종목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이다.
현 국가대표팀에 김연경이 있었다면 몬트리올 대회때는 조혜정씨가 있었다. '나는 작은새’라는 별명을 가진 조 전감독은 키는 164cm 밖에 되지 않았지만 고무공 같은 탄력을 앞세워 장신이 즐비한 유럽 선수들을 상대했다. 결국 3-4위전에서 헝가리를 3-1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런던 올림픽에 이어 또 다시 준결승전에 진출하자 조혜정씨는 목이 메였다. 텔레비전을 통해 경기를 지켜본 조혜정씨는“사실 오늘 터키전이 가장 어려웠던 경기였다. 체력은 서서히 고갈되어 갔고 집중력도 떨어져 있어 오늘이 고비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이렇게 후배들이 잘 할지 몰랐다”고 김연경을 비롯한 대표팀 후배들의 투혼에 고마움을 전했다.
조혜정씨는 지금 여자배구 대표팀 상황이 몬트리올 올림픽때와 비슷하다고 회상했다. “당시 레프트 주공격수였던 박인실 선수가 중도하차해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시 선수들은 그 공백을 매우기 위해서 똘똘 뭉쳤고 결국 동메달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엇다.
지금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팀도 마찬가지이다. 올 해초 터진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사태로 인해 전력에 구멍이 생겼다.
조혜정씨는“두 사람의 공백을 박정아와 염혜진 등이 너무 잘 메워주고 있다”며 “아마도 후배들도 우리 때처럼 ‘우리끼리 잘해보자’며 전의를 불태웠을 것이다”고 추측했다.
오늘 경기를 보고 나서 몬트리올 멤버들에게 전화를 돌렸다는 조혜정씨는 “그 때 맴버들 모두 이제는 한번만 더 이겨주기 바란다는 공통된 소망을 갖고 있더라”고 전했다.
조혜정씨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부탁했다. “우리를 넘어 서주면 좋겠다. 오늘 터키전을 보니 욕심이 나더라. 후배들아~ 한번만 더 이겨주기 바란다.”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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