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정확히 3개월만의 선발투수 복귀전이었다. 그러나 이승호는 더 이상 두산 타자들의 천적이 아니었다.
키움 왼손투수 이승호는 전통적으로 두산에 강했다.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한 2019년 4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2.52, 2020년 5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08이었다. 올 시즌에는 13일 고척 두산전서 선발 등판하기 전까지 딱 한 차례만 선발 등판했다. 역시 상대는 두산이었다. 5월 13일 잠실에서 2이닝 6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3실점(1자책).
당시 이승호는 제구가 좋지 않아 상당히 고전했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팔꿈치 통증이 있었고, 5월 중순까지 재활한 끝에 돌아온 날이었다. 결국 그 경기를 끝으로 불펜으로 강등됐다. 단, 불펜에서 강렬한 반전이 있었다. 8경기 연속 무실점하더니 필승계투조로 자리매김했다. 6월에는 12경기서 3홀드 평균자책점 1.32.
키움은 도쿄올림픽 휴식기 전후로 많은 일이 있었다. 한현희와 안우진이 코로나19 관련 프로토코를 어기면서 술자리를 가졌다. KBO와 구단 징계를 받았다. 홍원기 감독은 두 사람을 올 시즌에 쓰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개인사로 자리를 비운 제이크 브리검까지 선발로테이션에 세 자리가 비었다. 선발 경험이 있는 이승호가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선발투수 복귀전은 또 두산전이었다. 자신 있는 팀부터 상대하라는 배려이자 표적 선발이었다. 그러나 이승호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4이닝 6피안타 1탈삼진 3사사구 7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두산 타선은 더 이상 이승호에게 약하지 않았다.
2회에 급격한 제구난조에 시달렸다. 무사 만루서 아웃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꿔봤지만, 빅이닝을 허용했다. 최고구속 141km에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가 통하지 않았다. 강승호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내줄 때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들어간 게 대표적이다. 이후 슬라이더 비중을 높였으나 효율성이 떨어졌다. 4회 3-1 플레이 과정에서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키움의 후반기 열쇠는 토종 선발투수들이다. 브리검이 사실상 오지 못한다면 최원태, 이승호, 이적생 정찬헌이 최대한 안정감을 보여줘야 5강에 도전할 수 있다. 새로운 5선발 김동혁은 아무래도 계산이 되는 투수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이승호의 선발투수 복귀전은 키움으로선 씁쓸했다. 과제를 안은 복귀전이었다.
[이승호(위), 이승호와 이지영(아래).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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