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위타선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연승을 하려면 타자든 투수든 특정 파트에서 애버리지(자신의 통상적인 경쟁력을 의미) 이상의 폭발력을 발휘해야 한다. KIA가 올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내려앉은 이유는 타선, 선발, 불펜, 수비, 백업 등 어느 파트에서도 리그 평균 수준의 힘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장기레이스에서 특정구간에 애버리지 이상의 힘을 내는 시기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 기간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거나, 선발투수들이 돌아가면서 호투하는 등 좋은 투타 밸런스를 선도하는 선수들이 반드시 있다.
KIA는 7월1일 광주 NC전부터 시즌 중단과 재개 후 13일 인천 SSG전까지 8연승을 거뒀다. 15일 인천 SSG전 패배로 9연승에는 실패했다. 8연승 기간 가장 돋보인 건 타선이었다. 김호령이 7월 6경기서 타율 0.409 2홈런 7타점 4득점을 기록했고, 박찬호도 7~8월 11경기서 타율 0.270 1홈런 12타점 6득점으로 힘을 냈다.
최형우가 돌아오면서 타선의 중심이 다시 잡혔다. 또 다른 베테랑 김선빈도 7~8월 11경기서 타율 0.362 2홈런 8타점 7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결국 8연승 기간 본래 해줘야 할 베테랑 타자들과 하위타선에서 시너지를 내면서, 시즌 평균 이상의 힘을 냈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8연승을 돌아보면 하위타선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김호령은 한동안 담장 넘어가는 게 쉬울 만큼 엄청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줬다. 박찬호도 득점권에 주자가 나갈 때마다 적시타를 날리면서 좋은 경기를 꾸려갈 수 있게 했다.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인내심이 좋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KIA는 올 시즌 타율 0.249(9위), 득점권타율 0.265(6위), OPS 0.676(9위)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7월 이후에는 타율 0.270(2위), 득점권타율 0.282(4위), OPS 0.772(2위)로 상위권이다. 후반기 개막 후 다시 서서히 떨어지는 흐름이지만, 그래도 전반기보다 낫다.
윌리엄스 감독은 "휴식기 동안 게임을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했다. 시즌 중 휴식기에 타격 리듬을 살리고 밸런스를 맞추는 게 흥미로웠다. 휴식기에 연습경기를 할 때, 투수의 투구수를 제한하면서 수비 하는 시간을 줄였다. 대신 타자의 타석이 더 필요하면 추가로 주면서 최대한 컨디션 조절을 했다"라고 했다.
특정 구간의 성적은 결국 표본이 쌓일수록 시즌 평균으로 수렴한다. 하위타선이 힘을 내면서 흐름을 바꾸고 8연승으로 이어졌다는 감독의 진단은, 그만큼 KIA 하위타선이 약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 KIA는 상위타선과 중심타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다른 파트도 크게 상황이 다르지 않다. 선발진은 애런 브룩스의 퇴단으로 다니엘 멩덴, 임기영, 이의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불펜도 여전히 마무리 정해영과 메인 셋업맨 장현식의 몫이 절대적이다.
8연승이 끊긴 날, 그리고 그 사이 2무승부를 추가한 날 임기영이 무너지고 정해영이 블론세이브를 한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삐끗하면 그만큼 팀 승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 반대로 그만큼 주축들을 도와야 하는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KIA는 현실적으로 5강 진입이 쉽지 않다. 브룩스의 대체 외국인투수 영입은 사실상 어렵다. 시간이 흐를수록 리빌딩 모드로 갈 수밖에 없다. 주축 멤버들을 도울 수 있는 선수들의 기량, 애버리지를 끌어올리는 게 과제다. 주로 젊은 선수들이 들어서는 하위타선에서 또 한번 힘을 낸다면 올 시즌이든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든 좋은 일이다.
[김호령(위), 박찬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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