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7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꿈꾸던 LG의 후반기 행보가 삐걱거리고 있다. 후반기 개막과 함께 SSG에 2승을 거둘 때만 해도 걷잡을 수 없는 상승세를 탈 것처럼 보였던 LG는 롯데에 1승 2패로 밀리면서 주춤하더니 KT와 1승 1무 1패를 나눠 갖기는 했지만 고우석의 블론세이브가 있어 아쉬움을 남겼고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NC에게는 2패를 당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느덧 1위 KT와의 격차도 3.5경기로 벌어졌다. LG는 어느 팀보다 후반기를 향한 기대감이 높았던 팀이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서건창과 더불어 새 외국인타자 저스틴 보어의 합류로 LG의 공격력이 배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보어는 LG에서의 데뷔전을 앞두고 "나도 기대가 많이 되고 있다.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에 와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매번 타석 열심히 집중하는 것과 타격감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지만 결과는 뜻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어의 시즌 타율은 1할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타율 .091(33타수 3안타)로 심각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홈런 1개와 타점 2개는 LG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다. 그렇다고 수비에서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다. 벌써 실책 2개를 저질러 불안함을 노출했다.
이러다 LG 역사상 최악의 외국인타자로 기록될 수도 있다. 물론 보어보다 낮은 타율을 남기고 LG를 떠난 선수도 있었다. 바로 2002년 LG에서 뛰었던 톰 퀸란이다.
퀸란은 2000~2001년 현대에서 뛰어난 3루 수비와 일발 장타력을 선보였던 선수로 2000년에는 타율 .236에 그쳤지만 37홈런 91타점으로 뛰어난 홈런 생산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홈런 2방을 쏘아 올리며 한국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던 인물이다. 2001년 타율 .242 28홈런 66타점을 기록한 퀸란은 2002시즌을 앞두고 LG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이었다. 퀸란은 LG에서 21타수 무안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중도 퇴출 당했다. LG는 퀸란을 퇴출하고 우완투수 제프 케펜을 영입하면서 타자 대신 투수 보강을 택했다.
LG가 케펜을 영입한 시기는 5월 초였다. 새 외국인선수를 영입해 적응 기간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보어는 로베르토 라모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한 선수다. 당장 보어를 다른 선수와 바꾸더라도 8월 15일이 지났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는 뛸 수 없다.
사실 LG에서는 외국인타자의 성공 케이스를 찾기가 어렵다. 재계약에 성공한 사례는 주니어 펠릭스, 매니 마르티네스, 로베르토 페타지니, 루이스 히메네스, 라모스 등 손에 꼽을 만하다. 특히 세 시즌 연속 함께 한 선수는 히메네스가 유일하며 그마저 2017시즌 도중 LG 유니폼을 벗었다.
보어를 두고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아직까지는 공격과 수비 모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는 그를 단기간에 살리는 것은 그 어떤 미션보다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퀸란은 13경기에서 안타 1개도 치지 못했지만 실책도 없었다. 일단 LG는 22일 창원 NC전에서 보어에게 휴식을 주며 머리를 식힐 시간을 줬다. 어떻게든 보어를 살려야 한다.
▲ LG 역대 외국인타자 타율 기록
1998년 펠릭스 .293
1999년 대톨라 .279 펠릭스 .253
2000년 테이텀 .292 스미스 .288 쿡슨 .222
2001년 로마이어 .268
2002년 마르티네스 .279 퀸란 .000
2003년 알칸트라 .281 마르티네스 .273 쿡슨 .214
2004년 마틴 .291
2005년 클리어 .303 마테오 .223
2007년 발데스 .283
2008년 페타지니 .347
2009년 페타지니 .332
2014년 조쉬벨 .267 스나이더 .210
2015년 한나한 .327 히메네스 .312
2016년 히메네스 .308
2017년 로니 .278 히메네스 .276
2018년 가르시아 .339
2019년 페게로 .286 조셉 .274
2020년 라모스 .278
2021년 라모스 .243 보어 .091
[LG 보어가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1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 vs LG트윈스의 경기 4회초 2사 1,3루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고 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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