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향후 6~10년간 유격수 걱정은 안 해도 된다."
KIA는 2010년대 중~후반까지 중앙내야를 걱정할 일이 없었다. 2008년 김선빈, 2009년 안치홍(롯데)이라는 걸출한 선수들을 뽑았다. 두 사람은 2009년과 2017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구단과 팬들에게 보답했다.
그러나 세월은 흘렀고 경쟁력은 영원하지 않다. 안치홍이 2019시즌을 끝으로 롯데로 떠났다. 김선빈도 30대에 들어섰다. 그 사이 수비력이 좋은 박찬호라는 젊은 유격수가 나타났다. 박찬호는 전임 감독에 이어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도 깊은 신뢰를 받는다.
다만,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KIA는 이범호 2군 총괄코치와 김주찬 두산 코치의 은퇴 후 내야수들의 공격력이 크게 떨어졌다. 박찬호는 여전히 타격에 약점이 있다. 때문에 KIA는 작년부터 김태진, 류지혁, 강경학 등 내야수들을 꾸준히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이 방향성에 정점을 찍는 선수가 김도영(광주동성고)이다. KIA는 고심 끝에 2022년 신인 1차지명서 150km대 우완 파이어볼러 문동주(광주진흥고) 대신 김도영을 택했다. 중앙내야의 확실한 리빌딩 차원에서 최선의 선택이다.
트레이드로 내야수들을 수집했지만, 중앙내야의 확실한 리빌딩은 아니었다. 김도영 지명으로 중앙내야에서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김선빈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 조계현 단장은 전화통화서 "향후 6~10년간 유격수 걱정은 안 해도 된다"라고 했다.
파이어볼러를 포기할 만큼의 매력이 있다. 182cm, 81kg에 공수주를 확실하게 갖춘 완성형 유격수. KIA에 따르면 홈에서 1루까지 3.96초만에 갈 수 있다. 올해 고교 대회 21경기서 79타수 36안타(1홈런) 타율 0.456, OPS 1.139(장타율 0.608)에 17타점 22득점 17도루.
'제2의 이종범'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150km이 넘는 고교생 파이어볼러는 간혹 나온다. 그러나 김도영 같은 캐릭터는 앞으로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게 KIA의 결론이다. 조계현 단장은 "얼마만에 나온 대형 유격수인가. 우리 내야 뎁스가 두꺼워질 것이다. 기존 유격수 찬호에 2루수는 선빈이, 3루수는 (김)태진이가 있다. (류)지혁이도 있다"라고 했다.
올 시즌 1루수로 주로 나서는 류지혁도 사실 중앙 내야수다. 1루수만 해결되면 장기적으로 박찬호, 김선빈, 류지혁, 김도영으로 중앙내야를 꾸려갈 수 있다. 적어도 조계현 단장 말대로 김도영의 가세로 유격수 걱정은 확실하게 덜어낼 수 있다. 현대야구에서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의 가치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조계현 단장은 "포지션은 윌리엄스 감독님이 결정하겠지만, 내 생각에는 도영이가 내년에 충분히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혹시 1군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포지션 교통정리 과정을 통한 외야수 전향 가능성에 대해 묻자 분명하게 "내야수로 클 것이다"라고 했다.
단, 김도영이 '제2의 이종범'이라는 말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조계현 단장은 "제2의 이종범이라기보다 제1의 김도영이 되라고 했다. 도영이가 성장할 시간을 충분히 줄 것이다"라고 했다.
물론 문동주를 놓친 게 아쉽다. 조계현 단장은 "남들은 행복한 고민이라고 하던데, 사실 힘든 고민이었다. 동주가 아깝긴 하다. 우리 지역에서 뛰어난 투수와 야수가 한 명씩 나온 것이다. 차라리 둘 다 야수나 투수라면 고민을 덜 했을 것이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팀 전력에 도움이 될 것인지, 어떻게 요긴하게 쓸 것인지 검토한 결과 도영이를 선택했다"라고 했다.
이제 KIA는 김도영과 함께 중앙내야 리빌딩을 완성할 계획이다. 김도영을 잘 성장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KIA가 10년간 걱정 없는 중앙내야와 함께 더욱 튼실한 센터라인을 꾸릴 수 있다면, 나아가 김도영이 이정후(키움)나 강백호(KT)의 1~2년차 시절 임팩트를 보여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김도영.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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