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강행군도 이런 강행군이 없다.
지난 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겨우겨우 144경기 체제를 완주했던 KBO 리그는 올해 리그 중단과 가을 장마라는 변수로 인해 또 한번 완주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KBO 리그는 방역수칙을 어기고 술판을 벌인 선수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수많은 자가격리 대상자가 발생, 결국 리그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7월 13일부터 18일까지 예정된 30경기를 연기해야 했다. 가뜩이나 올림픽 브레이크가 있어 일정이 빠듯했는데 초유의 리그 중단이라는 변수까지 겹쳤다.
한 달 가까운 공백 끝에 지난 10일 후반기가 개막했지만 이번엔 가을 장마가 그라운드를 덮쳤다. 가을 장마 여파로 우천으로 취소되거나 노게임이 선언된 것만 15경기에 달한다.
현재 KBO가 편성한 더블헤더만 13차례가 예정돼 있다. 다음달 1일 잠실 두산-KIA, 인천 SSG-NC, 대구 삼성-키움전을 시작으로 12일에는 10개 구단 모두 더블헤더를 치러 사상 첫 10경기 개최도 가능할 전망이다.
NC와 SSG가 가장 많은 4번의 더블헤더가 기다리고 있고 KIA, LG, 롯데도 더블헤더를 세 차례 치러야 한다. 두산, 키움, 삼성, KT도 더블헤더 2회는 실시해야 한다. 한화가 그나마 1차례로 사정이 나은 편이다.
144경기 완주라는 목표 아래 무리한 일정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기나긴 브레이크를 가졌다고 하지만 이미 후반기에 접어든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28일부터는 2연전 일정이 시작돼 이동거리가 늘어난다. 체력 부담이 배가될 수밖에 없다. 선수단은 우천취소가 결정되는 날에도 마냥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취소가 결정되기 전까지 야구장에 출근해 훈련 일정을 소화한다.
가을 장마라는 날씨 변수는 어떻게 막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그렇다면 리그 중단 결정이 성급했던 것은 아닐까. 아무리 코로나19 여파로 1군에서 뛰던 여러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공백이 발생했더라도 2군을 통해 수급할 수는 있었다. 경기 소화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었던 것이다.
KBO는 후반기에 연장전을 한시적으로 폐지하면서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치는 마련했지만 그것 만으로는 '해갈'할 수 없다. 현재까지 가장 적은 84경기를 치른 KIA와 NC는 60경기를 더 해야 완주가 가능하다. 사상 초유의 강행군에 선수단 몸 관리가 또 한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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