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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2016년 월드시리즈는 지금도 명승부로 회자가 된다.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맞대결은 최종전인 7차전까지 향했다. 컵스는 대망의 7차전에서 8-7로 겨우 앞선 10회말 2사 1루 상황에 투수교체를 단행했는데 바로 좌완 마이크 몽고메리(32)를 마운드에 올렸다.
몽고메리는 마이클 마르티네스를 3루수 땅볼로 유도했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결정 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투수로 기록에 남았다. 이른바 '헹가래 투수'가 된 것이다. 컵스가 마침내 '염소의 저주'를 깨고 무려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월드시리즈의 '헹가래 투수'는 지금 한국에 있다. 몽고메리는 벤 라이블리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삼성에 합류했다. 아직까지는 실망스럽다. 4경기에 등판했지만 1승도 건지지 못했고 1패 평균자책점 6.00으로 아쉽기만 하다. 18이닝을 던져 삼진 22개를 잡을 정도로 탈삼진 능력은 갖고 있지만 볼넷 15개를 허용한 것이 위험 요소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탈삼진 능력은 있는데 9이닝당 볼넷 7.5개를 주는 것이 힘든 부분이다"라면서 "이닝당 투구수 20개 이내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 16~18개 사이에서 이닝을 마무리해야 경제적인 투구를 할 수 있다. 20구가 넘으면 당연히 힘든 경기가 따라온다. 탈삼진 능력이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던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삼영 감독이 보기엔 아직 몽고메리가 적응 단계에 있다고 본다. 그는 "몽고메리가 KBO 리그의 스트라이크존과 성향에 대해 적응 중이다. 결국 본인이 느끼고 실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몽고메리는 24일 대구 SSG전에서 4이닝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보다 더 치명적이었던 장면은 약속된 수비 플레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었다.
1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이현석에 좌전 2루타를 맞은 몽고메리. 이때 이학주가 홈으로 던진 송구가 뒤로 빠졌다. 그런데 몽고메리는 요지부동이었다. 홈플레이트 뒤로 수비를 백업하지 않았다. 포수 강민호가 쫓아갔지만 결국 이현석까지 득점해 삼성이 0-6 리드를 허용했다. 삼성은 무서운 뒷심으로 9-8 역전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험난한 한판이었다.
'대가'를 치러야 하는 플레이다. 허삼영 감독은 "그에 상응하는 내부 페널티가 있다"고 밝혔다. 페널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보통 이러한 실수는 선수단 내부 규정에 따라 벌금을 물기도 한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월드시리즈의 마지막 순간을 장식했던 '헹가래 투수'였는데 한국에서는 기본적인 플레이도 망각하면서 팀내 페널티를 부과 당하는 신세가 됐다. 과연 몽고메리가 앞으로는 벤치에 신뢰를 가져다 주는 선수가 될 수 있을까.
[마이크 몽고메리. 사진 = AFPBBNEWS, 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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