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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비디오판독과 전혀 상관 없는 것을 물어보기 위해서다."
비디오판독에 대한 결론은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KBO리그 규정 제28조 비디오판독에는 '11. 비디오 판독 신청 및 결과는 최종적'이라면서 '③ 비디오 판독이 실시되면 선수단 및 양 구단의 관계자는 더 이상 심판팀장의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심판은 선수단 및 관계자에게 퇴장을 명한다'라고 나와있다.
감독 뿐 아니라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 등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26일 광주 KIA전서 1-0으로 앞선 1회초 1사 만루서 비디오판독이 나온 직후 서정민 보좌(통역)를 구심에게 보내 뭔가 물어보게 했다. 이후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와 역시 심판에게 뭔가 확인하는 장면이 있었다.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서정민 보좌가 퇴장 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해 어필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KIA 포수 한승택의 홈 충돌 방지법 관련, 위반 사항이 없었는지 확인한 것이었다. 포수는 직접적으로 수비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주자와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홈플레이트를 비워줘야 한다.
1사 만루서 안치홍이 중견수 뜬공을 쳤다. 3루 주자 민병헌이 타구를 확인한 뒤 태그업, 홈으로 쇄도했다. KIA 포수 한승택은 중견수 김호령의 송구를 받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뒤로 넘어지며 민병헌의 득점 시도를 막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정상적인 수비 과정이라고 봤다. 민병헌은 한승택이 순간적으로 뒤로 넘어진 사이 손으로 홈플레이트를 쓸었지만, 한승택도 곧바로 다시 몸을 일으켜 민병헌을 태그했다. 거의 비슷한 타이밍으로 보였다. 어쨌든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고, 서튼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결과는 역시 아웃.
서튼 감독은 27일 광주 KIA전이 비로 취소되기 전 "세이프 혹은 아웃과 전혀 상관 없는 것을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내가 세이프 혹은 아웃 관련해 물어보려고 하지 않아도 나가기만 하면 심판이 자동으로 퇴장을 선언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포수가 주자가 들어오기 전 홈플레이트를 막은 것으로 봤다. 심판은 포수가 공을 잡는 과정이라고 봤다"라고 했다.
서튼 감독은 자신의 퇴장 가능성을 인지하고 보좌를 보냈고, 궁금증을 풀었다. 심판도 보좌를 퇴장시키지 않고 서튼 감독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결과적으로 추가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단, 처음부터 홈 블로킹 관련 비디오판독을 요청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서튼 감독은 이와 관련해 명확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퇴장을 피하기 위한 의도라면 절반의 성공이었다.
흥미로운 건 서튼 감독의 의도와 서정민 보좌의 질의, 구심의 대답을 알 리 없는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이 이후 곧바로 구심에게 다가갔다는 점이다. 당시 윌리엄스 감독으로선 당연히 취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비디오판독이 나오고 상대 통역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와서 심판과 말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 상황이 어떻게 처리 되는지 알고 싶어서 심판에게 물어봤다"라고 했다. 서튼 감독도 "윌리엄스 감독으로선 비디오판독에 관한 질문으로 추측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라고 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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