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지난 2017년 1월24일이다.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고향팀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온 이대호(당시 35세)는 롯데 구단과 4년간 총액 150억원에 장기 계약을 맺었다.
조원우 감독이 이끈 롯데는 이대호 계약 첫해 페넌트레이스 3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를 거쳐 준플레이오프에 올라온 NC 다이노스와의 ‘부마 더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승3패로 떨어지고 말았다. 5차전에서 0-9 대패를 당했다.
그 후 롯데는 2018시즌 7위, 2019시즌 최하위 10위, 2020시즌 7위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올시즌은 초반 허문회감독을 경질하고 래리 서튼 퓨처스 감독을 승격시켰지만 7~8위를 오가고 있을 뿐이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
롯데 구단 경영진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직도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와일드카드 5위에 미련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야구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와 데이터 분석 야구에 정통한 롯데 성민규 단장은 이미 내년 시즌 구상에 돌입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 고민의 핵심에 이대호(39)와 마차도(29)가 있다. 롯데는 이대호의 4년 장기 계약 기간 중에도 한국시리즈 우승은 커녕 문턱에도 못갔다. 1984년 그리고 1992년 강병철감독이 있을 때 두 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을 뿐이다. 지난해까지 28년 한국시리즈 우승 실패에 올 시즌을 더하면 29년이 된다.
2022시즌에도 실패하면 롯데는 무려 30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하는 구단이 되고 만다. 야구의 도시 부산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문제이다.
올시즌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둔 지난 1월29일이다. 롯데 이대호는 구단과 2년 총액 26억원(계약금 8억원, 연봉 8억원씩, 우승 보너스 1억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2년이 끝나면 은퇴를 하겠다며 한국시리즈 마지막 우승 도전에 나섰다. 우승을 하고 보너스를 받으면 기부를 하겠다는 계획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첫 해인 올시즌 롯데는 시즌 시작부터 막판까지 우승과는 거리가 먼 레이스를 해오고 있다.
롯데 구단은 딜레마에 빠졌다. 4년간 150억원에 2년간 26억까지 총액 176억원을 투자한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앞으로 더 이상 함께 하기 어려운 거포 이대호와 5시즌을 함께 했지만 한국시리즈에 올라가 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롯데의 전력을 분석해보면 상대 팀은 일단 이대호만 피하면 무서울 것이 없다. 손아섭의 파워가 떨어지고 민병헌은 은퇴를 선언했다.
KIA에서 FA가 된 2루수 안치홍을 영입해 수비와 타선의 파워를 높이려고 했으나 모두가 불안했다.
막판 5위에 3~3.5게임 차로 따라 붙으며 기회를 노렸으나 공격력에서 힘이 떨어졌다. 이대호가 결정적인 홈런을 치며 분전하고 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용병 타자 딕슨 마차도의 역할에 회의가 생기고 있다. 유격수로서 수비력이 뛰어난 것이 분명하지만 외국인 용병 타자의 역할은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한 방을 날릴 수 있어야 한다. 롯데 용병 투수들이 뛰어나도 점수를 내지 못하면 어렵다.
롯데 구단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수비형 유격수를 용병으로 선택했고 마차도가 뛴 2년 동안 성적은 하위권이다.
내년 시즌이 이대호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현역으로 뛰는 마지막 해이다. 그의 마지막 투혼을 보려면 이대호의 앞이나 뒤에 파워 있는 외국인 용병 타자가 포진해 그를 피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롯데 구단은 지난 시즌 후 딕슨 마차도와 1+1년 계약을 맺었다. 내년 시즌 옵션은 구단이 가지고 있다. 5만달러(약 6000만원)를 지급하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미련을 버리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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