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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홈런은 '야구의 꽃'으로 불린다. 홈런 한 방으로 승부가 결정되기도 하고,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올해 메이저리그는 홈런이 팀의 성적과 직결되지는 못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시즌 최종전까지 치열했던 순위권 다툼만큼 홈런왕 경쟁도 치열했다. 특히 아메리칸리그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네 명의 선수가 홈런왕 자리를 놓고 맞붙었고,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시즌 최종전에서 주인공이 가려졌다.
아메리칸리그는 전반기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3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2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격차를 5개까지 벌리면서 '독주'를 펼쳤다. 하지만 올스타전 이후 전세가 역전됐다.
오타니가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사이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전반기 홈런 21개에 불과했던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 로얄스)가 8월에만 12개의 홈런을 치며 시동을 걸었다. 그러자 게레로 주니어도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마커스 세미엔(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조용히 홈런을 쌓아나갔다.
결국 홈런왕의 순위는 뒤바뀌었다. 페레즈와 게레로 주니어가 아메리칸리그 공동 홈런왕의 타이틀을 따냈다. 게레로 주니어는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홈런을 페레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타니도 또한 최종전에서 46호 홈런을 쳐냈으나, 아쉽게 타이틀을 손에 넣지는 못했다. 그나마 메이저리그 역대 2루수 중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기록한 세미엔(45홈런)에 앞선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내셔널리그는 독주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올해 42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애덤 듀발(38홈런)을 따돌리고 홈런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5위에 오른 페레즈와 게레로 주니어, 오타니, 세미엔, 타티스 주니어는 올해 모두 40홈런 이상을 쳐내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개인 성적과 별개로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시즌이기도 했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
게레로 주니어와 세미엔이 속한 토론토는 시즌 최종전까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펼쳤으나, 1경기 차로 아쉽게 가을 무대를 밟지 못했다. 페레즈의 캔자스시티와 오타니의 에인절스, 타티스 주니어의 샌디에이고는 모두 5할 승률도 기록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 홈런 1~5위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2010년 당시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54홈런),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42홈런), 폴 코너코(화이트삭스, 39홈런),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38홈런), 애덤 던(신시내티, 38홈런)이 나란히 홈런 1~5위에 랭크됐으나, 소속팀은 가을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21시즌, 11년 만에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됐다.
[오타니 쇼헤이, 살바도르 페레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마커스 세미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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