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올시즌 초반인 5월에 최하위로 처지자 롯데 구단은 허문회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퓨처스팀 감독으로 영입한 래리 서튼과 1군 감독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내년 2022시즌까지이다. 이유는 롯데 구단이 가고자 하는 구단 운영 방향과 허문회감독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해 12월4일 롯데와 KT 위즈 간에 얼핏 보면 소규모 같았지만 사실은 올시즌 롯데와 KT의 성적에서 그 결과가 나타난 트레이드가 단행됐다. 롯데는 마지막까지 5위 경쟁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올시즌을 8위로 마쳤다.
반면 트레이드 상대였던 KT 위즈는 삼성 라이온즈 1위 결정전(타이 브레이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롯데는 롯데 프랜차이즈 출신인 유격수를 포함해 2루, 3루수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유틸리티 내야수 신본기(32)와 투수 박시영을 KT 위즈로 보내고 KT 투수 최건과 2022년 2차 3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그 때 많은 야구인들이 궁금해 했던 것이 성민규 단장이 허문회 감독과 상의를 해서 의견을 함께 해서 이뤄진 트레이드인가였다. 어쨌든 KBO리그에서 신인 지명권이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된 첫 번째 사례이다.
롯데는 성민규, 그리고 KT 위즈는 이숭용, 모두 선수 출신 단장인데 각자 어떤 필요성을 느꼈는지 흥미로운 트레이드를 야구계에 선보였다.
의문이 생겼던 것은 롯데 쪽이다. 지난 해 71승1무72패, 승률 4할9푼7리로 7위에 머문 롯데가 올시즌 전력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 트레이드를 왜 했느냐였다. 지명권은 물론 KT에서 데려오는 투수 최건은 2019년 퓨처스리그에서 뛴 우완 정통파로 지난 해 초 군에 입대해 병역 의무를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건은 올시즌을 군에서 보냈고 이번 달 중순 전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시즌에야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다.
그러니까 롯데는 트레이드를 통해 적어도 올시즌에는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다. 그리고 결과는 페넌트레이스 순위도 7위에서 한 단계 더 내려간 8위다. 반면 KT는 즉시 전력을 데려 와 필요할 때 요긴하게 경기에 활용했고 1위를 차지했다.
롯데가 신본기와 함께 KT로 보낸 우완 박시영(32)은 나이가 있어도 올시즌 KT 위즈에서 48경기에 등판해 45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51개에 3승3패, 평균 자책점 2.40을 기록했다.
신본기(32) 역시 잘하지는 못했지만 96경기에서 타율 2할3푼6리, 1홈런 19타점을 올리며 백업 내야수로 KT의 정상 등극에 작은 힘을 보탰다.
롯데 팬들은 신본기가 감천초 경남중 경남고 동아대를 거쳐 롯데에 입단한 프랜차이즈 선수 출신인데다가 롯데가 외국인 용병 유격수 마차도와 1+1년 연장 계약을 한 후에 백업 내야수인 신본기를 트레이드로 내 보낸 것이어서 아쉬움이 컸다.
더욱이 마차도를 대신해서 성장하는 유격수가 없었기 때문에 만약 마차도가 부진에 빠지거나 부상을 당하면 어떤 대안이 있는지 궁금해 했다.
결국 결과는 올시즌 롯데의 성적에서 나타났다. 마차도는 폭 넓은 수비력을 보였어도 공격력에서는 부족했다. 거포 이대호의 앞 뒤를 지켜 줄 대형 타자가 없는 것이 번번이 공격의 맥을 끊었다.
당시 트레이드가 이뤄졌을 때 롯데는 미래를 기약했고, KT 위즈는 당장 올시즌 2021년 정상 도전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롯데 구단은 ‘구단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따라 미래 자원 확보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당시 11월25일 김동한을 방출한데 이어 12월 신본기마저 트레이드한 것인데 김동한과 신본기는 지난 해 1군 내야 백업 요원이었다.
결국 롯데는 이제 외국인 용병 마차도 외통수에 빠졌다.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부침을 겪고 있는 야구의 도시 부산의 롯데가 결론적으로 지난 해 12월 자충수를 두는 트레이드를 한 것이 됐다.
이제 롯데는 내년 시즌 구단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외국인 용병 마차도를 쓰고 싶지 않아도 대안이 없는 상태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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