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올시즌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뛴 추신수가 다음주 미국으로 떠난다. 미국에서 지내는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이번 가족 상봉은 두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1년 동안 생이별했던 가족들과 만난다는 것이다. 지난 9월 부인 하원미씨가 코로나 19에 걸렸을 때 미국으로 가려다 포기했던 추신수이다. 아빠없이 1년간 고생한 아이들에게 오랜만에 가정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다.
두 번째가 아주 중요하다. 가족과 상의해 내년 선수생활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11월까지는 결정을 해야 한다. 더 빨라질 수도 있다"라고 했다.
추신수는 올 여름부터 팔꿈치가 좋지 않았다. 수비를 거의 하지 못했던 이유다. 추신수는 "팔이 안 좋다. 수술을 받게 될 수도 있다. 텍사스 시절 주치의가 팔꿈치 수술 전문이다. 내년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인대가 거의 끊어진 정도"라고 했다.
추신수가 ‘수술’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은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과 다름없다.
11월에 수술을 한다면 회복 단계를 거쳐 2022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지 않는다고 한다. 벌써 나름대로의 타임 테이블을 갖고 있는 것이다. 가족들도 아마도 추신수의 뜻을 따를 것이고 추신수는 가족들로부터 일종의 '추인'을 받는 셈이다.
이제 공은 SSG로 넘어갔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다. 추신수는 이미 구단에 "내년 시즌에도 뛰겠다"는 의사표시를 했고 그래서 출국 기자회견에서 ‘수술’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추측된다.
기자회견에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FA가 된, 하지만 국내 보류권을 가지고 있는 SSG소속 김광현 이야기도 꺼냈다. 김광현이 개인적인 판단을 하라고 했다고 하지만 ‘나는 수술까지 하고 내년에도 SSG의 우승을 위해 뛸 것이다. 같이 하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말로 들린다.
김광현으로서는 한참 선배인 추신수의 말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특히 김광현의 사정이 그렇게 녹록치 않다. 본인은 미국에서 더 뛰고 싶다고 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에 김광현이 미국에 남는다면 최소 2년 이상을 원할텐데 잦은 부상을 당한 김광현에게 2년을 보장할 구단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이 아무리 왼손 선발 투수 겸 불펜 투수로 효용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말이다.
SSG는 올해 마지막 한 경기에서 6위로 떨어지며 가을야구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지난 3월초 창단 때부터 당연히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이고 내심 KS 제패도 꿈꾸었던 SSG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SSG 정용진 구단주는 자존심에 생채기가 크게 났을 것이고 내년에는 무조건 우승을 향해 돌진할 것으로 보인다.
SSG는 추신수-김광현 두 선수 모두 잡으면 우승 확률이 높아진다. 추신수가 내년 한 시즌 더 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했고, 김광현에게 조언도 했다는 것은 아마도 '불감청고소원’일 것이다.
이제 SSG의 결단, 아니 정용진 구단주의 결심만 남았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정용진 구단주가 마음만 굳힌다면 굳이 김광현은 미국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
추신수-김광현 재계약이 내년 시즌 KS우승을 목표로 하는 SSG의 첫 번째 과제로 떠올랐다. 쉽게 풀릴 과제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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