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오지환이 공백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오지환 없는 LG는 적재적소에서 여우같이 플레이하는 두산을 당할 수 없었다.
'윈 나우'를 외치며 27년 만의 우승을 꿈꾸던 LG의 가을야구가 단 3경기만에 끝났다.
국가대표 유격수 오지환은 LG 내야의 사령관이다. 올 시즌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4, 8홈런, 57타점으로 공격에서는 부진했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리그 최고의 유격수였다. 3유간 깊은 타구를 슬라이딩을 하며 잡은 뒤 강한 어깨로 1루까지 빠르고 정확하게 던지는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감탄사를 불러일으킬 리그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오지환을 볼 수 없었다. 지난달 2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회말 수비 도중 좌측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수술을 한 오지환은 1차전에서 잠실야구장 관중석에 앉아 동료들을 응원했다.
동료들도 오지환을 그리워하며 모자와 헬멧에 오지환의 등번호 10번을 적었다. 선수들을 10번이 적힌 모자와 헬멧을 쓰고 환호하고 기뻐하고 슬퍼했다. LG 팬들도 오지환의 유니폼을 걸어놓고 그리워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오지환을 대신한 구본혁은 부진했다. 1차전 수비에서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아쉬운 포구와 야수선택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에서도 8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단 1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볼넷도 사구도 없었고 출루도 없었다.
오지환 없는 LG 타선은 3차전에서만 잔루 13개를 기록하며 답답한 공격력으로 자멸했다.
LG 내야 구심점 역할을 하던 오지환이 빠지자 수비는 흔들렸고 타선에서도 테이블세터부터 중심타선까지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았다. 오지환의 공백으로 엔트리에 내야수들을 추가하면서 차세대 거포 이재원이 빠진 LG 타선은 솜방망이 장타력으로 답답한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오지환 없는 LG의 가을야구는 '여우의 탈을 쓴 곰' 두산에 패배하며 허탈하게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오지환의 공백이 너무나 컸던 LG.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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