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바보가 된 것 같았다."
추신수가 2022시즌에도 SSG에서 뛰는 게 유력하다. 지난 6일 시즌 결산 기자회견서 가족과 상의해야 한다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본인은 현역 생활 연장에 대한 욕심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김광현(FA)과 한솥밥을 먹고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추신수에겐 여러모로 아쉬움, 미련이 남는 2021시즌이었다. 일단 팀이 시즌 최종전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을 상당히 안타까워했다. "포스트시즌은 안 봅니다. 누가 이겼는지 결과만 봐요"라고 했다. 남의 가을잔치를 구경하기엔 속상하다는 것이다.
추신수는 "미련이 남는다. 우승이 없어서. 금전적으로 이익을 보겠다면 한국에 안 왔을 것이다. 한국 야구에 대한 그리움, 언제 한국에서 해보겠느냐는 생각을 했다. 우리 팀이 가능성이 없다면 안 왔을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이렇게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을 봤다. 그래서 더 미련이 남는다"라고 했다.
개인성적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137경기서 타율 0.265 21홈런 69타점 84득점 25도루 츨루율 0.409 장타율 0.451 OPS 0.860. 타율을 빼면 리그 외야수들 중에서도 수준급 기록. 그러나 추신수는 "출루를 매 경기 3번 하는 게 목표였다. 볼넷이든 사구든. 생각한 것보다 출루율이 낮았다. 그 이상을 생각하고 왔다. 1번 타자이다 보니 득점도 많이 했으면 한다"라고 했다.
추신수가 2022시즌에도 SSG에서 뛰면, 극복해야 할 상대도 있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KT)다. 유독 약했다. 7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다섯 차례 당했다. 추신수는 "내가 언더 투수를 좋아한다. 미국은 언더 투수가 체인지업을 잘 안 던진다"라고 했다.
고영표에겐 왜 당했을까. 이유를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추신수는 "고영표를 상대할 때 내가 바보가 된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해도 웃긴다. 정말 못 치겠더라. 자기도 알 것이다. 나를 보면 웃을 것이다. 정말 좋은 투수다. 체인지업을 던지면 공이 없어진다. 안 보였다. 더 신경 써야 한다"라고 했다.
추신수의 불만족 인터뷰는 2022시즌을 더 기대하게 하는 일종의 자극제다. 사실 올해 갑자기 입단을 결정하고 자가격리를 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시즌을 준비하던 루틴을 전혀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내년은 다르다. KBO리그 한 시즌을 겪어보면서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성적이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추신수는 "사실 적응이라는 것은 좋게 포장됐다고 생각한다. 20년 동안 해왔던 한 경기를 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방식이 해왔던 것과는 많이 달라서 힘들었다. 시즌 중반 정도에는 나름대로 맞춰가면서 할 수 있는 부분을 해왔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제 추신수는 미국에 들어가서 아이들을 만난다. 그리고 팔꿈치 전문가로 알려진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주치의를 만나 수술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내년에도 현역으로 뛰기로 하면, 최대한 빨리 수술을 받아야 2022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지 않는다. 이번 달에 모든 걸 결정한다.
[추신수(위, 아래), 고영표(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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