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아직 가을야구가 한창이지만 '겨울야구'를 향한 관심도 뜨겁다. 바로 스토브리그다.
역대급 FA 시장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특히 주목을 받는 선수는 두산의 김재환(33)과 박건우(31)다. 다른 팀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선수들이다.
돌이켜보면 두산은 FA 유출이 많았던 팀이다. 두산 출신 FA가 인기가 많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정규시즌에서 보여주는 꾸준한 성적은 물론 숱한 포스트시즌 경험으로 '가을 DNA'까지 갖췄으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두산 출신 FA를 영입해 성공한 사례는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결과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FA 초창기였던 2004년 정수근이 6년 40억 6000만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것이 두산 출신의 첫 이적 사례. 2007년에는 LG가 박명환을 4년 40억원에 전격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이름값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두산 출신 FA의 첫 성공 사례는 홍성흔이다. 롯데는 2009년 홍성흔과 1년 2억 79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당시만 해도 다년계약이 금지되던 시절이었다. 홍성흔이 롯데에 있었던 4년 동안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 확률은 100%였다. 또한 홍성흔은 2010년 타율 .350 26홈런 116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모범 FA'로 등극했다.
NC가 2014년 이종욱을 4년 50억원, 손시헌을 4년 30억원에 동반 영입한 사례 역시 성공이었다. NC는 센터라인을 한꺼번에 보강하면서 전력의 중요한 뼈대를 구축했고 창단 첫 가을야구를 치르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해 4년 35억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최준석도 2015년 타율 .306 31홈런 109타점을 폭발하는 등 롯데에서 지낸 4년 동안 87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주포로 활약했다.
삼성이 2017년 이원석을 4년 27억원에 영입한 것도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이원석은 2018년 타율 .301 20홈런 93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치르는 등 삼성이 본전을 뽑고도 남을 활약을 보여줬다.
두산 출신 FA에 대한 신뢰도가 쌓이자 각 구단들은 치열한 러브콜을 보냈고 이는 2018년 LG가 김현수와 4년 115억원, 롯데가 민병헌과 4년 80억원에 계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2019년에는 NC가 양의지를 붙잡는데 4년 125억원이란 조건을 내걸어야 했다. 결과는 대성공. 양의지가 없었다면 NC의 2020년 창단 첫 통합 우승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두산 출신 FA가 쏟아졌던 지난 오프시즌에서는 SSG가 최주환과 4년 42억원에 계약을 맺었고 삼성이 오재일과 4년 50억원에 사인하면서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특히 오재일의 입단으로 분위기가 바뀐 삼성은 6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미계약 FA였던 이용찬도 결국 NC와 3+1년 27억원이라는 대우에 유니폼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 이용찬은 16세이브를 거두면서 NC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연히 김재환과 박건우에게도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검증된 국가대표 외야수이자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이들에게 러브콜을 보내지 않을 구단이 있을까. 김재환은 9월 이후에만 홈런 9개를 폭발하면서 두산이 또 한번 미라클을 연출하는데 앞장섰고 박건우는 매해 가을야구에서 고전하다가 올해는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417를 기록하며 '가을 징크스'도 타파하는 분위기다.
지난 해 FA를 선언하고도 두산에 남은 허경민과 정수빈은 올 겨울 FA 자격을 얻는 김재환과 박건우의 잔류를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허경민은 "이맘 때만 되면 FA에 대한 이야기다 나온다. 친구가 아닌 좋은 동료로서 (박)건우와 (김)재환이 형과 앞으로 끝까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예비 FA' 김재환과 박건우가 두산에 남을지, 타팀으로 이적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들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는 것 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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