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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탄탄한 여성 서사와 리얼한 현실 풍자가 담긴 정치 블랙코미디 드라마가 온다.
9일 오전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극본 크레이터 송편 연출 윤성호, 이하 '청와대로 간다')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윤성호 PD를 비롯해 비우 김성령, 배해선, 백현진, 이학주가 참석했다.
'청와대로 간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이정은(김성령)이 남편인 정치평론가 김성남(백현진)의 납치 사건을 맞닥뜨리며 동분서주하는 1주일간을 배경으로, 웃프고 리얼한 현실 풍자를 펼치는 정치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탑 매니지먼트' '대세는 백합' 등 각종 앙상블 드라마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온 윤성호 감독이 연출을, '그 새끼를 죽였어야 했는데' '제발 그 남자 만나지 마요' 등의 드라마를 기획해온 크리에이터 '송편'이 대학로와 충무로의 개성파 신예인 김홍기, 최성진, 박누리 작가 등과 집필을 함께 했다.
윤성호 PD는 "저희가 웨이브를 선택한 게 아니라 웨이브가 저희를 선택해줬다.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저희가 웨이브만의 메리트가 되고 싶다"라며 "저희는 웨이브 독점 공개 오리지널이다. 꽤 긴 시간 동안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을 거다. 누군가 '웨이브의 메리트가 뭐가 있지?' 했을 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볼 수 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정치판을 배경으로 하는 현실 풍자 스토리다. 풍자와 조롱, 그 한 끗 차이의 블랙 코미디에 대해 윤성호 PD는 "무조건 재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훈아 씨 콘서트를 봤는데 너무 멋지고 재밌었다. 끝나고 나니 다들 '우리를 위한 콘서트였다'고 하시더라"라며 "보는 동안 흥미진진하고 캐릭터들의 선택이 궁금하고, 재밌으면 되겠구나 싶었다. 대한민국이어야 볼 수 있는 디테일이 있지만 특정 인물을 저격하는 것보다는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는 아이러니에 방점을 찍었다"라고 연출 포인트를 설명했다.
이어 "제가 영화,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김성령 배우를 생각하며 써놓은 캐릭터들이 항상 있었다. 그랬는데 결국 어떤 대본을 다시 써서 '배우님같이 해주세요'라고 하는 데 10년이 걸렸다"라며 "장관 캐릭터를 쓰면서도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고민을 했다. 그런데 제가 스포츠 여성 서사를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주인공을 스포츠 스타 출신의 장관으로 했다. 그 중간에 뭐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사격 선수 출신인데 국군 체육 부대 근무, 해외 파병도 다녀온 보수도 진보도 뭐라 할 수 없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러던 찰나에 김성령 씨가 다른 채널에서 특전사 훈련을 받고 계셨다"라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러면서 배해선에 대해서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극장에서 봤는데 팀장 캐릭터가 떠나지 않았다"라고, 백현진은 "슬금슬금 홍상수 감독 영화에 나오시더니 언젠가부터 TV 드라마에서 악역들을 하시더라. '저 형이 승천할 때 나도 같이 상승세를 타보자'라는 느낌으로 권유했다", 이학주는 "제가 지금까지 같이 한 배우는 많은데 잘 된 다음 또 한 적은 없다. 이미 잘 돼 가고 있는 배우랑 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윤성호 PD는 "작품을 두 번 보셨으면 한다. 장관님이 연기를 하시면 다른 측근 캐릭터가 있다. 다 뭔가를 하고 있다. 산만해지지 않는 선에서 시계태엽처럼 무엇인가 하고 있다"라며 "30분씩 12회지만 제가 쓸 때는 6부작이라고 생각하고 썼다. 60분짜리 여섯 개의 미니시리즈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이어 "제가 올 한해 쓰고, 찍고, 편집하느라 힘들었다. 이걸 버티게 해준 게 '골 때리는 그녀들'과 '스트릿 우먼 파이터'였다. 저희가 그걸 잇는 세 번째 여성 서사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성령은 올림픽 세 번 연속 진출의 여성 메달리스트에서 얼떨결에 '땜빵' 문화체육부 장관의 자리에 오른 이정은으로 분했다. 그는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게 아니라 감독님이 저를 선택해주셔서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었다"라며 "이 작품이 제 연기 인생의 또 다른 활력소,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기분 좋게 선택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자신이 맡은 이정은에 대해서는 "너무 어려웠다. 뼛속부터 정치인도 아니고 뜻이 있던 사람도 아니었다. 국가대표 사격 선수였는데 군대도 갔다 왔고, 뜻하지 않게 국회의원 출마를 했다가 뜻하지 않게 장관이 되지 않느냐"라며 "말투나 이런 게 너무 노련해 보여도 아닌 것 같았다. 그런 점이 힘들었는데 개개인의 캐릭터도 있지만 흘러가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그 속에 잘 묻어난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극 중 대권을 노리는 지역구 4선 야당 중진이자 이정은을 정계에 입성하게 한 장본인인 차정원 역은 배해선이 맡았다. 강력한 우먼파워를 자랑하는 차정원을 연기하는 중 고충은 없었을까.
그는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 노인과 젊은 사람 등으로 나누지 않느냐. 차정원에게는 그런 선이 없다. 이 여자의 두려움이 없는,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야망과 열주. 어떤 두려움도 없을 것 같은 그 여유로움은 눈빛에 실리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그런 생각으로 사물을 들여다보려고 했다. 특별히 노력했다기보다는 차정원이라는 인물이 눈에 띄기 위해 자기표현에 능숙하고 능수능란한, 수완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의상이나 스타일 등으로 장소에 따라 다양하게 신경을 썼다"라고 답했다.
백현진은 잘나가는 정치평론가였지만 지금은 그냥 이정은 장관의 남편인 김성남으로 분했다. 백현진은 "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 그리고 촬영하는 과정에서 현재도 정치 블랙코미디라는 키워드는 크게 생각을 안 해봤다. 그냥 윤성호 감독의 단편 시절, 저자본으로 장편 영화를 찍었을 때 재밌게 보던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윤성호의 시리즈 물이 어떻게 나올지 그게 제일 궁금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첫 1부를 보다가 '이건 해야겠다' 싶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대사가 굉장히 재밌다. 윤성호 감독이 하는 대사는 말 맛이 있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촬영할 때 너무 재밌었다. 김성령 선배랑, 다른 배우들이랑도 그랬는데 현장 분위기는 감독과 주연 배우들, 촬영 감독에 의해서 많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김성령 선배가 너무 그냥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 놓으시니까 일하기 편했다"라며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학주는 차정원의 심복이었지만 현재 이정은의 신뢰를 한 몸에 받으며 주변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브레인' 수행비서 김수진으로 변신했다. 이학주는 "어려울 것 같아서 꺼려지기도 했다. 정치물에다 블랙코미디다. 그런 장르를 제가 해본 적이 없어서 잘할 수 있을지 의심도 됐다. 윤성호 감독님이 정치에 관심도 많으시고 전문 분야니까 맡기고 시키는 대로 해보면 아주 재밌게 나올 거라고 하셨다. 고민하지 않고 같이 하기로 한 것 같다"라며 "대사가 어려웠다. NG를 좀 냈는데 선배님들이 '대사가 어려운 거고 그렇게 힘든 게 맞는 거다. 잘해보자'라고 계속 멘털 관리를 많이 해주셨다"라고 밝혔다.
'부부의 세계'부터 '마인'까지 열일 중인 이학주. 그는 "강렬한 캐릭터들은 하다 보니까 매번 제도권 밖에 있었다. 제도권 안에서 스마트하고 신뢰감 가는 캐릭터를 하게 됐다. 노력을 많이 했는데 그게 보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말도 낮고 빠르게 하고 그랬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오는 12일 오전 11시 전편 공개.
[사진 = 웨이브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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