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분명 아쉬움이 크게 남을 경기력이었다. 하지만 팬들은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내년 시즌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삼성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PO) 2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3-11로 패했다. 지난 9일 PO 1차전에서 덜미를 잡힌 삼성은 2연패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길고 길었던 2021시즌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잘 풀렸지만, 참 안풀리기도 했던 한 해였다. 삼성은 정규시즌 막판까지 KT 위즈, LG 트윈스와 함께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쳤다. 삼성은 정규시즌 최종전을 76승 9무 59패로 마무리했지만, KT와 승·무·패에서 모두 동률을 기록했고, 1위를 가리기 위한 타이브레이커 맞대결을 가졌다. 그러나 결과는 0-1 패배였다.
지난 2015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지만,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지 못한 것은 분명한 아쉬움이었다. 더불어 올해 포스트시즌의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는 3전 2선승제로 열릴 예정이었던 만큼 단기전에서 '변수'가 되기는 충분했다. 그리고 실제로 삼성의 발목을 붙잡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휴식기간이 문제였을까. 삼성은 타선에서도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PO 1~2차전 동안 만루의 대량 득점 기회를 단 한 번도 살리지 못하고 날려버렸다. 마운드 또한 '10승 트리오'를 모두 사용했지만, 물이 오른 두산 타선을 막아내기는 버거웠다.
3-11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이날 경기는 일찍이 패색이 짙어졌다. 경기 초반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웠던 삼성 팬들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뜨는 경우가 많았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었고, 정규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팬들이 가질 아쉬움은 매우 컸을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팬들은 삼성 선수들이 떠나는 모습까지 지켜보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삼성 팬들은 데이비드 뷰캐넌과 호세 피렐라 등 외국인 선수가 구단 버스로 이동하자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화이팅'과 '땡큐'라는 말을 연호했고,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에 손을 들어 화답했다. 국내 선수들도 마찬가지, 팬들의 인사에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삼성은 올해 '가능성'을 봤다. 허삼영 감독은 "내년의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경험을 하나로 내년에는 더 성장하는 강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는 알림을 준 것 같다"며 "비시즌 더욱 디테일하고 건실하게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호세 피렐라(첫 번째 사진). 삼성 선수들을 보기 위해 끝까지 자리를 지킨 팬들(두 번째 사진). 사진 = 잠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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