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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경기가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도 모자랄 상황에서 경기를 포기하는 행동이 나왔다. 선수와 감독, 코칭스태프 모두가 아쉬웠겠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더욱 허탈했을 것이다.
두산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1차전 맞대결에서 2-4로 패했다. 1차전을 내준 두산의 우승 확률은 26.3%.
두산은 경기 초반 KT와 대등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1-1로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7회 이영하가 솔로홈런을 허용한 뒤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이 겹치면서 급격하게 경기는 KT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승부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다. 두산이 포스트시즌 내도록 보여줬던 저력이 있었기 때문. 두산은 실제로 1-4로 패색이 짙은 9회 2사후 강한 집중력을 선보이며 한 점을 쫓아가기도 했다.
두 번의 실책을 비롯한 여러 아쉬운 장면이 나왔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9회 박세혁의 주루였다. 박세혁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마무리 김재윤의 2구째를 공략해 3루수 방면에 빗맞은 타구를 보냈다. 이때 박세혁의 타구가 고척돔 조명에 들어갔고, 3루수 황재균은 포구에 실패했다.
아쉬운 장면은 이후에 발생했다. 일찍이 뜬공이라고 판단을 끝낸 박세혁은 포구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지도 않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KBO리그 포수 중 박세혁의 발은 가장 편에 속한다. 그가 포기하지 않고 뛰었다면, 세이프 판정을 노려볼 만했다.
박세혁은 뒤늦게 주루 플레이를 이어갈려고 했지만, 이미 KT 유격수 심우준이 타구를 잡아 1루에 뿌린 후였다. 만약 박세혁이 출루에 성공했다면 승부의 행방은 정말 어떻게 될지 몰랐다. 두산이 2사후 득점에 성공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박세혁은 와일드카드 결정전(WC)과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까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승리를 견인해 왔다. 타격감에 물이 오른 만큼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을 6번에 배치하며 시작부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박세혁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마지막에는 본헤드성 주루 플레이를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박세혁의 주루 미스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 (박)세혁이는 잡을 것이라고 봤겠지만,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다음에는 나오지 말아야 할 플레이"라고 꼬집었다.
팬들은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기 위해 비싼 티켓을 구매하고 시간을 할애해서 야구장을 찾는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이기기 위한 투지와 포기하지 않는 행동을 보였어야 한다. 9회 박세혁의 모습은 프로로서 보여주지 않아았어야 했다. 승리를 놓친 것보다 '실수'들이 더 눈에 보이는 이유다.
[두산 박세혁이 1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KT의 경기 9회초 내야 땅볼을 때린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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