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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산전수전 다 겪은 국가대표 유격수 출신 김재호가 후배들의 따뜻한 격려를 받으며 2차전 승리를 다짐했다. 김재호는 허경민의 따뜻한 스킨십과 득점을 올린 것도 아닌데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함께하며 위로받았다.
두산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4로 패했다. 수비라면 리그에서 최고로 뽑히던 김재호의 실책이 뼈아팠다. 1-2로 근소하게 뒤진 7회말 1사 2루에서 조용호가 친 땅볼 타구를 더듬으며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두산은 이 실책을 시작으로 황재균과 강백호에게 추가 타점을 내주며 승부의 추가 KT로 넘어갔다.
실책을 범한 김재호는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워했고 더그아웃에 들어올 때도 진한 아쉬움이 표정에 나타났다. 김재호는 포스트시즌 그라운드만 12년째 밟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데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만 벌써 세 번째 실책이다. 골든글러브를 2회(2015, 2016년) 수상한 선수답지 않은 성적이다.
단기전은 탄탄한 수비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책 하나에 경기 흐림이 완전히 바뀔 수 있는게 단기전 포스트시즌이다. 그런데 믿었던 김재호의 계속된 실책에 탄탄한 수비로 정평이 나있던 두산 내야진이 흔들렸다.
두산은 9회초 2사 후 강승호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뒤늦게 추격을 시작했다. 다음 타석은 김재호였다. 본인의 실책을 방망이로 만회하고 싶었던 김재호였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장타력을 갖춘 김인태를 김재호 타석때 대타로 기용했다.
이때 쓴웃음을 짓던 김재호를 뒤에서 따뜻한 스킨십으로 위로했던 선수가 있었다. 바로 허경민이다. 허경민은 강승호의 1타점 적시타때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었고 교체되는 김재호의 손을 잡고 더그아웃으로 함께 들어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도록 유도했다.
김재호와 허경민은 10년 넘게 한 팀에서 뛰며 두산 왕조를 함께 구축했던 선수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선수들이다. 고개 숙인 김재호가 살아나야만 미라클 두산의 가을전설이 쓰인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게 허경민이었던 것이다.
말없이 행동으로 원팀을 강조한 동료들의 따뜻한 격려를 받은 김재호의 눈빛과 표정이 1차전 종료직전 다시 살아났다. 두산은 1차전을 패하며 73.7% 의 우승 확률을 놓쳤다. 26.3% 의 우승 확률에 도전하는 두산의 가을야구. 2차전부터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허경민의 따뜻한 배려를 받으며 승리를 다짐한 김재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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