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1.000.
KBO리그 모든 구장의 전광판에는 타자와 투수의 간략한 성적이 뜬다. 타자의 경우 수비 위치와 함께 타율이 함께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시리즈가 진행 중인 서울 고척스카이돔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시리즈는 초입을 지났다. 14~15일에 1~2차전을 진행했다. 흥미로운 건 2차전까지 강백호의 수비포지션 '1B' 옆에 찍힌 숫자가 '1.000'이었다는 것이다. 모든 타수에서 안타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100% 출루에 성공했다.
14일 1차전서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석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15일 2차전서도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석 2타수 2안타 2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이틀간 8타석 5타수 5안타 3볼넷 1타점 2득점이다.
단 2경기이긴 하지만, 만화 같은 100% 출루, 100% 안타다. 보통 포스트시즌서 중심타자는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 배터리가 가장 극심하게 경계하는 게 중심타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백호에겐 예외다.
강백호는 삼성과의 페넌트레이스 1위 결정전을 마치고 한국시리즈를 철저하게 시뮬레이션 해왔다. 이날 2차전을 앞두고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기간이 좀 있어서 연습할 때나 마음가짐부터 상황에 맞게 하려고 했다. 볼 카운트 별로도 그렇고 아웃카운트, 팀 상황에 따라 '어떻게 쳐야겠다'를 생각하고 들어갔다. 그래도 첫 번째 목표는 출루"라고 했다.
실제 강백호는 1차전 세부 상황을 복기하며 생각대로 풀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3회 두산 강속구 투수 곽빈의 커브를 안타로 연결한 장면을 두고 "구위가 좋은 투수라서 솔직히 직구가 들어올 줄 알았는데, 커브가 손에서 빠지면서 떴다. 이건 컨택 할 수 있겠다 싶어 세게 안 돌리고 맞혔다"라고 했다.
7회에는 베테랑 좌완 이현승을 상대로 밀어서 적시타를 날렸다. 강백호는 "베테랑이시고 포크볼이 좋으시다. 좌타자에게 많이 던진다. 유격수(김재호)도 센터 방향으로 치우쳐 계셔서 유격수 쪽으로 쳐야겠다 싶었다. 슬라이더에 따라 나가다 걸렸다. 운 좋게 안타가 됐다"라고 했다.
이날 2안타 역시 사전에 철저한 이미지 메이킹과 맞춤형 대응이 돋보였다. 1회 사이드암 최원준의 몸쪽 슬라이더를 가볍게 중전안타로 연결했고, 7회에는 좌완 최승용의 패스트볼을 마음 먹고 잡아당겨 우중간안타로 연결했다.
KT는 2승을 먼저 따냈다. 강백호는 강력한 한국시리즈 MVP 후보로 떠올랐다. 지금까지는 만화 같은 성적이다. 타고난 천재성에 철저한 준비까지. 두산도 강백호를 당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강백호가 한국시리즈 주인공으로 거듭난다.
[강백호.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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