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잠시 그의 2021시즌 성적을 돌아보자. 27경기에 등판해 157⅔이닝을 던져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다승 공동 4위, 평균자책점 2위로 토종 투수로는 전체 1위에 해당한다. 올해 리그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총 4명 뿐이었다.
이렇게 화려한 시즌을 보낸 선수가 FA 시장에 나온다. 실제로 그는 지금도 FA 투수 최대어로 꼽힌다. 그런데 몸값을 얼마를 책정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다.
삼성이 '좌완 에이스' 백정현(34)의 눈부신 투구가 없었다면 정규시즌 2위로 6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성공했을지 의문이다.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10승 이상을 달성한 적도, 2점대 평균자책점도 해내지 못한 선수가 갑작스럽게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거듭났으니 말이다. 더구나 구속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도 아니었고 새롭게 구종이 추가된 것도 아니었다. 규정이닝을 채운 것 또한 2019년(157이닝) 이후 두 번째였다.
허삼영 삼성 감독과 주전 포수 강민호는 제구력에서 답을 찾는다. 허삼영 감독은 "제구력이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넣고 빼는 능력이 있다. 또한 타자의 스윙존, 범타존, 파울존을 잘 이용하는 커맨드가 있다. 구속에 비해 타자의 체감 속도는 빠르다"라고 말했다. 강민호도 "확실히 공을 던지는 코스가 좋아졌다. 몸쪽과 바깥쪽 코너워크가 정말 좋아졌다. 원하는 곳으로 잘 던지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백정현의 투구를 돌아봤다.
삼성은 당연히 백정현을 붙잡겠다는 입장이다. 백정현 외에도 강민호, 박해민이 FA 자격을 얻는 만큼 삼성은 내부 단속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이 과연 백정현의 가치를 얼마나 인정할지 궁금하다. 흔히 말하는 FA 직전 시즌에 맹활약을 보여주는 'FA로이드'인지, 아니면 야구에 완전히 눈을 뜬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분명 올 시즌 활약만 놓고 보면 리그 전체로 봐도 상위권에 포함될 투수이지만 프로 15년차에 찾아온 브레이크 아웃(Break out) 시즌이라는 점에서 그의 몸값을 책정하는데 더욱 헷갈리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백정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