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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되게 맛있는 캔커피 같았어요. 그동안 작품 선택 기준은 약간의 자극과 재미였는데 '연애 빠진 로맨스'는 캔커피 같았죠. 이벤트성으로 가볍게 가져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단순하고 재치 있고 발칙한 매력에 끌렸습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에서 일, 사랑, 욕망에 뚜렷한 주관을 지닌 스물아홉 자영으로 분한 배우 전종서(27)의 말이다.
전종서가 주연하는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잡지사 기자 우리(손석구)의 특별한 로맨스를 담는다.
데뷔작 '버닝'에 이어 '콜'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면서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으로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 전종서가 이번에는 아주 평범한 20대 청년을 그려냈다. 극 중 자영은 매번 상처로 끝맺음하는 연애에 상처받고 '연애 포기'를 선포하지만 불현듯 찾아오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데이팅 앱을 통해 우리와 만난다.
전종서는 직설적이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자영의 모습에 자신만의 개성을 솜씨 좋게 녹여 한층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18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전종서는 기술 시사회에서 영화를 처음 접했다며 "리드미컬하게 잘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여태껏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 걱정 반 설렘 반이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자영을 놓고는 "거침없는 연애를 하지만 보이는 것에 신중하다"라며 "한 끗 차이로 다른 영화가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단 것을 처음부터 우려하고 있었다. 거침없이 보이는 만큼 겁이 많아야 했고 대사가 센 만큼 보수적인 행동을 보여야 했다.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역 손석구와는 "잘 맞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전종서는 "손석구 배우와 비슷한 것이 많다. 격식 차리고 있지도 않은 말 지어가며 하는 스타일이 아니더라. 비슷한 사람이라고 첫 만남에 느꼈다. 만날 때마다 항상 장난치며 촬영할 때도 재밌게 찍었다. 굉장히 잘 맞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종서는 연애와 술에 적극적인 자영과 달리 "소개팅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소극적인 '자만추'에 가깝다"라며 "그렇게 안 보일 수 있지만 소주 한 잔도 못 먹는다. 술을 도대체 왜 먹는지,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다. 커피는 정말 좋아하는데 술은 주량이라고 할 것도 없는 정도다. 알코올 해독 능력이 없는 것 같다"고 웃었다.
사실 로맨스는 먼 나라의 일로 여겼다는 그는 "조금 부끄러웠다. 로맨스 연기를 하는 배우를 보면 '실제로 연애할 때 저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다. 개인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며 생각이 달라졌다. 요즘엔 데뷔 초와 아예 다른 생각을 하고 산다"라고 이야기했다.
전종서는 2018년 데뷔와 동시에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뒤 누구보다 바삐 움직이고 있다. 그는 "외로움과 불안함에 휩싸여 긴 시간을 지내기도 했다. 요즘엔 안 그런다"라며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느낌이었다. '내가 잘 가고 있나?'란 생각을 며칠 전 오랜만에 했다"고 말했다. "어디까지 가고 언제까지 갈 거란 목표는 없지만 확실하게 하고 싶은 건 있다.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 전력을 다해 모두를 쏟아내왔다. 혼란의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도 전했다.
관객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하냐고 묻자 전종서는 "막 웃다가 뒤돌면 까먹을 만큼 단순한 영화가 되길 바란다. 여운이 짙고 말이 많아지는 뒷모습을 가진 영화가 아니라 볼 때는 울고 웃다가 나오면 바로 '밥 먹으러 가자'고 할 수 있는 캔커피 같은 영화이길 바란다"라고 소망했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사진 = CJ ENM 제공]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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