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대세 배우' 손석구(38)가 신작 '연애 빠진 로맨스'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손석구는 18일 오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4일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의응답에 임했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우리(손석구),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밤치기'(2018)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정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극 중 손석구는 일도 연애도 호구 잡히기 일쑤인 박우리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서른이 넘었지만 아직도 일도 연애도 서툰 우리는 여전히 사랑에 환상과 순정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손석구는 지난 2017년 미국 드라마 '센스8' 시즌2로 데뷔한 뒤 영화 '뺑반', 드라마 '마더' '슈츠' '최고의 이혼' '60일, 지정생존자' '멜로가 체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등 다수의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이날 손석구는 '연애 빠진 로맨스' 출연에 대해 밝고 명쾌해서 좋았다. 우리 캐릭터를 통해 사랑에 서툰 모습을 보여드리며 극에 기대감을 주고 싶었다"라면서 "정가영 감독님이 업계에서 '여자 홍상수'라는 얘기가 많았다. 실제로 정가영 감독님도, 저도 홍상수 감독님을 좋아하고 우리 영화도 홍상수 감독님 작품 같았다. 화려한 카메라 워크가 아닌, 일상적인 소소한 얘기를 하고 다큐 같은 느낌이라 좋더라"라고 밝혔다.
데이팅 앱으로 이성을 만나는 설정에 대해선 "저는 개인적으로 해보진 않았는데, 그 과정이 설레고 재밌지 않을까 싶다"라고 공감했다.
박우리 캐릭터는 어떻게 구축해나갔을까. 손석구는 "전적으로 정가영 감독님을 많이 관찰했다. 저는 이 역할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을 땐, 감독님 고유의 에너지에 맞추는 편이다. 그러면 제 경험상 보통 감독님들도 만족을 하시더라. 정가영 감독님이 실제로 익살스러운 면이 있는데, 이를 보며 따라하고 참고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해선 "제 사랑 방식은 우리와 비슷한 거 같다. 자영을 위해 대단하고 엄청난 걸 해주고 이러진 않았던 거 같은데 저도 좀 그렇다. 일상적이고 소소한 것들을 같이하는 걸 즐기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비슷하다. 그리고 저는 사랑할 때 많이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요즘엔 연애 세포가 어디에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배우 전종서(27)와 호흡을 맞춘 소감은 어떨가. 손석구는 "전종서는 처음 봤을 때부터 왠지 저와 개그 코드가 맞을 것 같다고 느껴졌다. 빨리 친해질 것 같고, 추구하는 연기 방향도 비슷할 것 같았다"라면서 "실제로도 너무 편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손석구는 촬영을 마치며 전종서 등 '연애 빠진 로맨스' 팀에 손편지를 써서 전달하는 애정을 보인 바. 이에 대해 그는 "같이 이끌어주고 끌어주는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표현한 거였다. 손편지는 작품이 끝나면 매번 쓰는 편인데, 그렇다고 어려운 일은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잘 마무리하는 방식이라 쓰는 거다"라며 따뜻한 마음을 엿보게 했다.
이어 "이런 점은 박우리와 닮았다고 본다. 박우리도 왠지 손편지를 썼을 것 같다"라며 "박우리는 그냥 나라고 생각한다. 평소 절 아시는 분이라면 '밥 먹다가 바로 연기했네' 이러실 거다"라고 높은 싱크로율을 강조했다.
또한 손석구는 "평양냉면집에서의 장면이 제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갑자기 마음이 울컥해서 진정이 안 됐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테이크를 많이 갔었다"라고 떠올리기도 했다.
손석구는 드라마 '멜로가 체질', 넷플릭스 'D.P.' 등으로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소감을 묻는 말에 "인기는 실감 못하고 있다"라고 겸손하게 답하기도.
그는 "'멜로가 체질'을 찍을 당시엔 데뷔하고 처음으로 길에서 절 알아봐 주셔서 실감하긴 했었다. 활동을 꾸준히 계속하긴 했는데 한동안 작품이 나온 게 없다 보니까 요즘엔 사실 잘 못 알아보신다"라고 말했다.
30대 초반, 다소 늦은 나이에 배우의 꿈에 도전한 계기에 대해선 "연기는 우연한 기회에 시작하게 됐다. 너무 심심해서 인터넷에 '연기 액팅 스쿨'을 검색하곤 제일 첫 번째로 뜨는 곳을 찾아갔다. 그때 당시에 너무 다운되어 있던 상태라 생활에 활력소가 됐다. 사실 진로 변경은 아니고, 그전까지도 뭐 하고 싶은지 잘 몰랐고 찾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지 않았다. 허송세월 보내다가 적성을 찾은 거다"라고 밝혔다.
배우로서 목표는 무엇일까. 손석구는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로 기억되는 것보다 그냥 저라는 사람, '특정 방향'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특정 방향이라는 건 저는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자유로운 삶을 원했다. 근데 학교생활, 책임감에 그러지 못했다. 똑똑하게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도 나이가 들며 터득 중이다. 그래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제 연기를 보고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제 목표다"라고 터놓았다.
이어 "이젠 배우가 '체질'이 됐다. 연기가 재밌는 이유는 허락받은 공간 안에서 제가 되게 자유로워지니까. 저는 그게 되게 재밌더라. 이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판타지,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라고 당차게 이야기했다.
다음달, 하드컷 X 왓챠 오리지널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로 감독 데뷔도 앞두고 있는 손석구. 그는 네 편으로 구성된 단편 중 '재방송'의 연출 및 각본을 맡았다.
이에 대해 손석구는 "함께 참여한 이제훈('블루 해피니스' 감독)이 '언프레임드' 제작사 대표님이기도 한데, 또 다른 공동 대표님을 우연히 알게 되어 사무실에 놀러 갔다가 제안을 받았다. 엄청난 자유를 보장해 주셔서, '하자' 했을 때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제가 쓰고 싶은 거 하면 된다고 하셨다"라고 비하인드스토리를 들려줬다.
이어 "20대 때 '연기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싶다면, 연출은 30대에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연출이 배우 생활에 도움이 된 부분이라면 이상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연기에 미련이 없어졌다는 거다. 영화가 잘 나온 건 아닐 수도 있지만, 제2 인생을 연출로 펼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느꼈다. 그래서 언제든지 연기를 떠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스트레스받으면서 연기하기 싫었는데,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게 연출하면서 얻은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사진 = CJ ENM]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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