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윤욱재 기자] 우승 반지를 손에 넣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KT 위즈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4로 승리, 대망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막내구단 KT는 2013년 창단 이후 8년 만에 KBO 리그 패권을 거머쥐었다. 뭐든 '처음'은 기쁨이 배가된다. 마침 KT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 중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가 전무했다.
이는 40세 베테랑 유한준도 마찬가지였다. 유한준은 2004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선수로 넥센 히어로즈 시절이던 2014년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으나 삼성 라이온즈에 2승 4패로 밀리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은 유한준은 4년 60억원에 KT와 계약을 맺으면서 고향 수원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함께 했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기다리고 기다렸던 순간을 맞이했다.
유한준은 이날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한국시리즈는 언제 또 뛰어볼지 모르는 시간이다. 이제 나이도 있고 선수 생활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보장되지 않아 더 간절하고 애틋한 마음이 있다. 계약 마지막 해이지만 큰 무대에서 팬들과 함께 한국시리즈를 치른다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라고 감격을 나타냈다.
유한준이 꼽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바로 정규시즌 144번째 경기였던 SSG 랜더스전이었다. 유한준은 "10월에 1위를 지킬 때 굉장히 힘들었는데 SSG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가장 긴장됐다. 잘못하면 3위까지 내려갈 수 있었다. 후배들이 이런 큰 경기를 같이 겪으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타이브레이커를 마치고 2주 동안 준비하면서 체력도 세이브했다. 체력이 있어 집중력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규시즌 막판을 달군 역대급 순위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된 KT는 이미 그때 통합우승의 9부능선을 넘어선 것이나 다름 없었다.
사실 우승 반지 1개도 껴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도 부지기수인데 유한준은 그야말로 '막차'를 탔다. 프로 통산 1650경기에 출전해 타율 .302 1606안타 151홈런 883타점을 남긴 베테랑에게 이제서야 우승의 자격이 주어졌다.
[KT 유한준이 1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초 선두타자 2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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