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MVP 출신 감독으로 우승, 하고 싶었다"
KT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 4차전 맞대결에서 8-4로 승리했다.
KT는 올해 정규시즌 76승 9무 59패를 거두며 삼성 라이온즈와 공동 1위로 마쳤다. 그리고 지난 10월 31일 타이브레이커 결정전에서 삼성을 1-0으로 격파하며 창단 첫 정규시즌의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이날 승리로 KT는 팀 창단 8년, 1군 진입 7년 만에 첫 통합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선발 배제성이 5이닝 동안 투구수 75구,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역투를 펼치며 팀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주권(⅓이닝)-박시영(⅔이닝)-고영표(1이닝)-조현우(⅔이닝 1실점)-김재윤(1⅓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에서는 황재균이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결승타를 터뜨리며 '오늘의 깡'에 선정됐고, 제라드 호잉이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데일리 MVP를 수상했다. 그리고 3차전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박경수가 시리즈 MVP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다음은 이강철 감독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
"2사까지 긴장하고 있었는데, 9회말이 끝나는 순간 큰 감정이 안오더라. 그래서 근 제스처를 하지 못했다. 시상식을 하니 오랜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느낌이 나더라. 지금 상황에서는 선수들도 이걸 처음 느껴봤을 것. 또 해야죠. 좋은 것이니까."
우셨나?
"지금까지 우승을 하면서 한 번도 울어본 적은 없다. 그래서 웃었다."
4연승을 했는데, 가장 어려웠던 경기를 꼽자면
"두산 베어스라는 강팀을 만났다. 3연승을 하고 나서도 안절부절한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김태형 감독과 두산 선수들이 강팀이기 때문에 안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쿠에바스도 생각하지 않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과 좋은 경기해서 감사하다. 두산도 힘들었을 것이다. 오늘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1회부터 득점이 나면서 머릿속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쿠에바스도 생각나고, 배제성은 1년에 한 번 나올 볼이 오늘 나왔다. "
현역 시절 MVP 받고 우승한 감독으로는 처음인데
"좋은 기록도 안 좋은 기록도 많다. 안 좋은 기록은 그만큼 많이 던졌기 때문에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기록도 은근히 하고 싶었다. 별 생각을 혼자 다했다. 9회쯤 드디어 1위 감독으로 가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9회가 끝나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더라."
통합 우승의 원동력
"기존의 감독님들께서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줬고, 내가 운 좋게 시기가 맞았다. 예전보다 6~7년이 지나서 기량이 올라온 것도 있지만, 타이트한 경기 등을 통해서 투수들도 발전했다."
고영표를 불펜으로 돌릴 때 어떠한 이야기를 나눴나
"본인은 서운해 했다. 선발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고민이 됐지만, 다시 이야기를 했다. (장)성우도 (고)영표에게 이야기를 했다. 본인이 용납하지 않으면 좋은 볼을 던지지 못할 것 같아서 다시 말했더니 마음을 굳혔더라. 그래서 쓸 수 있었다. 큰 경기에서는 볼이 빨라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고)영표는 한 바퀴는 괜찮은데, 두산을 상대로 두 바퀴는 부담스러웠고, 생각을 나눴다. (배)제성이가 오늘 던지는 것을 보고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발 투수 네 명을 잘 선택한 것 같다. (고)영표도 필요한 2이닝을 잘 막아줬다."
신본기의 활약은 어떻게 봤나
"본기와 오윤석이 올라가면 이상한 일이 생긴다. 홈런은 생각을 안했는데, 큰 홈런이 나왔다. 본기의 홈런이 크다고 생각했다. 실점하고 점수를 바로 뽑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박경수와 이야기를 나눴나
"경기 시작 전에 '여기까지도 너무 잘해줬다. 아쉽지만, 결정을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MVP를 받아서 마음속으로 나아졌다. 임팩트가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움직일수만 있어도 대타로 내려고 생각도 했다. 그래서 미출장 선수로 등록하지도 않았다. 마지막에 MVP를 받아서 너무 감사하다. 역시 큰 경기는 대타, 불펜 여러명은 조금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또 한 번 느꼈다."
한 시즌 선발진을 어떻게 운영했나
"투수코치를 할 때도 확실한 토종 선발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강한 중간 투수도 생각을 했다. 공격력보다는 수비, 그리고 투수가 확실해야 팀이 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내가 생각하는 픽을 해서 기회를 꾸준히 준게 성장한 동력이 됐다. 올해는 고영표가 들어오면서 선발진이 강해졌다. 엄상백이 좋은 기량으로 전역을 해서 내년에도 좋은 선발이 있을 것 같다. 팀은 수비나 투수를 만들어야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로하스 나갔을 때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로하스를 싫어하고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가 떨어져서 부담도 있었다. 로하스가 가고 (강)백호가 좋아지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좋아졌다. 팀 KT가 되어 가는 것 같다. 그리고 선발 야구가 잘 됐다."
3년 간 가장 기억에 남는 선택이 있다면
"잘한 것은 배정대를 중견수로 쓴 것이다. 그 때문에 수비가 확실히 안정감이 생겼다. 백호가 1루로 가고 정대가 중견수로 가면서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
뭐 하실 예정인가
"술 한잔 하고 쉴 예정이다. 루틴을 지켜야 한다(웃음). 너무 힘들어서 술 많이 줄였다."
[KT가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KT-두산의 경기에서 8-4로 승리해 통합 우승을 확정 지었다.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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