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또다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KIA 타이거즈는 최종안을 제시했고, 이제 칼자루는 양현종에게 넘어갔다.
KIA는 22일 "투수 양현종과 벌인 FA(자유계약선수) 계약 협상이 종료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예상보다 양 측의 협상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KIA는 양현종 에이전트와 지난 14일 한차례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보장액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양현종 측은 14일 협상 이후 구단에 섭섭함을 드러내면서 팬들의 역풍을 맞기도 했다. 이후 양현종은 김종국 신임 감독, 장정석 단장과 직접 만나 오해를 풀었고, 22일 재협상의 자리를 마련했다.
22일 협상 자리에는 양현종이 직접 등판했다. 어떻게든 계약을 매듭짓겠다는 의지력 피력한 셈이다. 양현종과 KIA는 오전 11시부터 만남을 가지며 오랜 시간 줄다리기를 펼쳤다. KIA는 협상 과정에서 최종안을 제시했지만, 양현종 측이 "조금 더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끝내 도장을 찍지 못했다.
양현종은 지난 200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고 14년간 425경기에 등판해 147승 95패 9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마크했다. KBO리그 역대 최다승 4위에 올라 있고, 2014년부터 메이저리그 진출 전까지 7년간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KIA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KIA는 양현종이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KBO리그 복귀를 선언했을 때부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양현종 또한 KIA로 복귀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양 측 모두 서로를 원하고 있지만,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KIA 관계자는 "협상 과정 중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결과만 놓고 보면 결국 보장액에서 생각 차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KIA는 내년이면 만 34세가 되고, 최근 미국에서 큰 부진을 겼었던 양현종에게 큰 보장액을 안기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미래의 일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듯이, 양현종이 과거 KBO리그에서 보여주던 기량을 그대로 뽐낼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반면 양현종은 14년간 KIA 유니폼만 입고 무려 147승을 쌓아온 만큼 구단의 적은 보장액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FA는 과거의 활약보다는 미래의 가치를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다. 총액에서 이견이 크지 않고, 실력적으로 자신이 있다면 양현종이 보장액을 양보하고 옵션을 통해 수령액을 늘려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양 측 중 어느 한 쪽도 크게 물러섬이 없는 상황이다.
일단 칼자루는 양현종의 손에 쥐어졌다. 최종안을 제안한 KIA는 양현종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KIA 관계자는 "추후 협상 일정은 양현종 측에서 연락이 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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