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과 롯데의 맞트레이드는 강렬했다.
삼성과 롯데는 24일 2022년 KBO리그 1호 트레이드를 장식했다. 유격수 이학주(32)가 롯데로 가고, 투수 최하늘과 2023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이 롯데로 갔다. 특히 삼성은 워크에식 논란으로 관계가 껄끄러워진 이학주와의 동행을 3년만에 끝냈다.
엄청난 결단이었다. 이학주는 2013년 불의의 무릎 십자인대파열만 아니었다면 메이저리거가 될 가능성이 컸다. 2019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였다. 물론 지난 3년간 보여준 건 거의 없었다. 그래도 만 32세로 반등 가능성은 남아있었다.
때문에 이학주가 롯데에서 터지면 삼성에는 '실패한 거래'로 남는다. 하지만, 삼성은 그라운드 외의 리스크를 좌시하지 않고 팀 내부결속을 다지는 쪽을 택했다. 이 트레이드는 결론이 어떻든 빅딜로 기억될 전망이다.
그런데 삼성과 롯데의 맞트레이드 역사를 돌아보면, 의외로 빅딜이 많았다. 두 팀은 1982년 원년부터 참가한 구단들 중 '유이하게' 구단명을 바꾸지 않을 정도로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첫 거래부터 강렬했다. 1988년 11월12일에 성사된 4대3 트레이드였다.
KBO리그 40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충격적인 빅딜이었다. 무려 최동원과 김시진이 포함된 트레이드였기 때문이다. 롯데 최동원, 오명록, 김성현이 삼성으로, 삼성 김시진, 전용권, 오대석, 허규옥이 롯데로 갔다. (허규옥은 1991년 1월16일에 다시 삼성행)
끝이 아니었다. 1개월이 흐른 12월20일에 2대2 트레이드가 추가됐다. 김용철과 이문한이 삼성으로, 장효조와 장태수가 롯데로 갔다. 12월26일에는 삼성 박동경이 롯데로 갔다. 사실상 7대5 메가 빅딜이었다.
당시 최동원 등 간판급 선수들이 프로야구 선수협회 결성을 주도했다. 그러자 두 구단은 좌시하지 않고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만 해도 트레이드는 팀에서 '버림 받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때문에 최동원, 김시진, 장효조의 트레이드는 본인들은 물론 두 팀 팬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이적 후 최동원은 2년, 김시진과 장효조는 4년 더 뛰고 은퇴했다. 최동원과 김시진은 이적 후 성적이 크게 떨어졌지만, 장효조는 롯데에서 1991년 타율 0.347을 치며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지금도 최동원과 장효조가 너무 빨리 떠난 것을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많다.
2001년 1월31일 마해영의 삼성 이적도 빅딜이었다. 삼성은 김주찬과 이계성을 롯데로 보내면서 마해영을 영입했다. 마해영도 당시 선수협 주축 멤버였다. 마해영은 만 31세, 전성기에 이적하면서 삼성에서도 맹활약했다. 2001년 타율 0.328 30홈런 90타점, 2002년 타율 0.323 33홈런 116타점, 2003년 타율 0.291 38홈런 123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002년 삼성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 마해영의 손에서 나왔다.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서 6-9로 뒤진 9회말 1사 1,2루서 이승엽의 동점 우월 3점포와 마해영의 끝내기 우월 솔로포는 지금도 회자되는 한국시리즈 명장면이다. 이후 마해영은 FA 자격을 얻어 4년 28억원에 KIA로 이적했다. LG를 거쳐 친정 롯데에서 마지막 1년(2008시즌)을 보내고 은퇴했다.
2004년 2대2 트레이드도 눈에 띈다. 노장진과 김승관이 롯데로, 박석진과 김대익이 삼성으로 갔다. 핵심은 노장진이었다. 이번 이학주 케이스와 비슷했다. 노장진 역시 삼성이 다루기 힘든 선수라고 판단하고 롯데로 넘겼다. 당시 노장진도 음주 등 그라운드 외적 이슈가 있었다. 노장진은 2006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 거래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선수는 사이드암 박석진이다. 박석진은 1995년에 삼성에 입단한 뒤 1997년 6월27일 이동수와 함께 롯데로 트레이드 됐다. 롯데에선 박동희와 김종훈이 삼성으로 갔다. 삼성-롯데 맞트레이드 역사에서 허규옥과 함께 '왔다가 돌아간' 선수다. 박석진은 2007년 7월29일 다시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갔다. 2008시즌까지 뛰고 은퇴했다.
이번 이학주 트레이드 이전 두 팀의 맞트레이드는 무려 2006년 11월21일 삼성 강영식과 롯데 신명철의 1대1 교환까지 거슬러올라가야 한다. 15년2개월만에 성사된 트레이드가 또 빅딜이다.
▲삼성-롯데 역대 맞트레이드
1988년 11월22일: 삼성 get 최동원-오명록-김성현 /롯데 get 김시진-전용권-오대석-허규옥
1988년 12월20일: 삼성 get 김용철-이문한/롯데 get 장효조-장태수
1988년 12월26일: 롯데 get 박동경
1991년 1월16일: 삼성 get 허규옥
1997년 6월27일: 삼성 get 박동희-김종훈/롯데 get 이동수-박석진
2001년 1월31일: 삼성 get 마해영/롯데 get 김주찬-이계성
2002년 4월29일: 삼성 get 임재철/롯데 get 김태균-이명호
2004년 7월13일: 삼성 get 박석진-김대익/롯데 get 노장진-김승관
2006년 11월21일: 삼성 get 신명철/롯데 get 강영식
2022년 1월24일: 삼성 get 최하늘-2023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롯데 get 이학주
[위에서부터 삼성 최동원, 롯데 김시진 감독, 삼성 마해영, 삼성 시절 이학주.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