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평 김진성 기자] "신인 때 진짜 무서웠다."
KIA 김선빈(33)은 '선수' 김종국과 함께 타이거즈에서 선수생활을 해봤다. 김종국 감독은 1996년에 데뷔해 2009년까지 선수생활을 했다. 현재 주축 멤버들 중에선 김선빈과 양현종이 '고참' 김종국을 기억한다. 김선빈은 2008년 데뷔해 곧바로 주축 유격수로 성장했다.
당시 공교롭게도 김선빈은 안치홍(롯데)과 함께 현역 말년의 김 감독을 밀어내고 중앙내야를 꿰찼다. 더구나 김선빈은 김 감독과 선수와 선수로서 룸메이트까지 해본 경험이 있다. '선수' 김종국을 누구보다도 잘 알 수밖에 없다.
김선빈은 3일 함평 스프링캠프 오전 훈련을 마치고 "솔직하게 말씀 드려도 되나요. 신인 때 감독님은 진짜 무서웠다. 포스, 아우라가 느껴질 정도로 진짜 많이 무서웠다"라고 했다. 이 얘기는 최형우가 김 감독 취임식 당시 김선빈에게 전해 들었다고 하기도 했다.
'선수' 김종국은 카리스마 넘치는, 전형적인 타이거즈의 '멋진 선배'였다. 김 감독은 "룸메이트도 하고 선수생활을 같이 하다 보니 많은 걸 배웠다. 수비든 뭐든 야구에 대해 엄청 많이 배웠다"라고 했다.
세월이 흘렀다. '선수' 김종국은 2009년 우승과 함께 막을 내렸다. 2010년대 김종국 코치를 거쳐 2022년에 김종국 신임감독이 됐다. 김 감독은 소통과 존중을 강조하며 스프링캠프 첫날에 선수들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김 감독은 더 이상 무서운 선배가 아니라 '부드러운 리더십'을 갖춘 리더가 됐다.
그런 김 감독의 타이거즈에 김선빈이 첫 주장을 맡아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다. 김 감독의 지시가 아니었다. 선수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했다. 김 감독과 코치들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김선빈은 "15표 정도 받았다. 류지혁이 경쟁자였다"라고 했다.
김선빈은 양현종과 나성범 영입으로 팀의 캠프 분위기부터 확 달라졌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김 감독이 싫어하는 걸 하지 않아야 타이거즈가 더 단단해진다는 걸 안다. 그는 "감독님 성격을 잘 안다. 애들 컨트롤을 잘 해야 한다. 감독님은 야구에 대해 대충대충 하는 걸 제일 싫어한다. 그걸 조심해야 한다"라고 했다. 물론 김 감독 뿐 아니라, 모든 감독이 싫어하는 게 '대충대충'이다.
이렇게 '김종국 잘알' 김선빈이 김종국 감독 시대의 첫 주장이 됐다. 김 감독이 강조하는 소통과 존중, 팀 퍼스트 정신이 '캡틴' 김선빈을 통해 더욱 공고해질 듯하다.
[김종국 감독의 선수 시절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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